범야권 대선 후보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저서를 통해 대선 출마의사를 내비쳤다.
안철수 원장은 19일 출간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지도`에서 각종 주요 현안에 대한 통찰뿐 아니라 구체적 해법을 제시했다. 명확한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경제민주화, 대북정책, 청년실업 및 비정규직 문제, 공교육 붕괴, 언론사 파업, 강정마을 사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혀 사실상 집권 비전을 담은 것으로 평가된다.
안 원장은 “4·11 총선 전에는 야권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렇게 되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서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는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계속되고 출마 요구가 거셀 경우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 원장은 특히 “앞으로 책임 있는 정치인의 역할을 감당하든, 아니면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세상의 변화에 힘을 보태는 역할을 계속하든 책에 담긴 생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힘을 모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내 생각을 보다 많은 분들에게 구체적으로 들려드리고 많은 분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계획”이라며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도 많지만 다양한 자리를 통해 채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원장은 우리사회의 과제를 정의롭고 공정한 복지국가, 한반도 평화 정책으로 손꼽았다. 복지는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전략적 조합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복지를 늘리면 남유럽처럼 재정 위기를 겪게 된다`는 주장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또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선 출발선, 과정, 재도전에서 공정과 정의가 실현돼야 한다”며 “특히 우리 사회의 정의 문제는 경제 민주화와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재벌의 확장과 이에 따른 시장 왜곡을 바로잡아야 하며, 재벌의 경쟁력을 살리되 내부 거래 및 편법 상속은 단호하게 대처하는 등 단점과 폐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고위공직자 수사처 신설 등 권력 분산,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기업 낙하산 인사 차단 등을 제시했다.
한편, 안 원장은 오는 23일 밤 SBS 인기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한다.
힐링캠프 제작진은 19일 “안 원장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사회 저명인사로 지난해부터 출연을 섭외해왔다”며 “최근 녹화를 끝내고 편집 중에 있다”고 밝혔다. 새 책 출간 뒤 나흘만에 대중적 인기가 높은 TV 예능프로에도 출연, 대선 출마를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로써 SBS 힐링캠프에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예비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를 포함해 올해 대선 국민지지도 1~3위 인사가 모두 출연하게 됐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