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기업 환경 등 어느 것 하나 좋은 것이 없다.
하반기 위축이 예상보다 빠르고 심각하게 닥쳐온다. 수출은 이미 위험신호가 왔고 내수 쪽 유통 등 실물경기도 꽁꽁 얼어붙었다.
국내 가전 유통 시장이 지난 상반기 5년여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소비심리 악화가 판매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가 거둔 무역흑자는 107억달러에 이르지만 수출입 증가율이 모두 하락하는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구조다. 1~5월 무역흑자 57억달러에서 자유무역협정(FTA) 특수를 누린 자동차(부품 포함)를 제외하면 무역수지는 209억달러 적자로 반전된다. 흑자 지속이란 `착시`에 빠져있을 때가 아니다.
재무적으로나, 성장성으로나 상대적 안정권에 속해있다고 하는 대형 상장사 중 3분의 1이 올해 현금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왔다. 1분기 실적을 반영해 올해 연간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할 간판급 상장 대기업이 스무 곳이나 된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외부 환경 탓만 하면서 전형적인 임기 말 행정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대통령은 목전까지 번진 비리에 지휘력을 상실한지 오래다.
비상경제대책회의, 위기관리대책회의 등이 대통령, 기획재정부장관 등의 주재로 열리고는 있지만 주제는 실물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문제는 실물 쪽으로 불황이 번진 뒤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기업과 국민 경제로 돌아온다.
실물로 번지는 위기를 막을 관제탑을 하루 빨리 만들어 가동해야 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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