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구매비 98.9달러/톤, 실 구매비 90달러/톤`.
지난달 남동발전 유연탄 구매 실적이다. 목표 대비 10달러 가까이 저렴하게 유연탄을 수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지난해 5월부터 운영 중인 `연료종합전략실` 역할이 컸다.
10명의 직원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의 유연탄 관련 정보를 모으고 분석하는 이곳을 남동발전 직원들은 `워룸(War Room)`이라고 부른다. 다섯 개의 모니터에서 보여지는 세계지도와 그 지도위를 덮은 각종 표식과 그래프, 수많은 수치들은 군대 작전상황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남동발전이 전 발전자회사 중 연료수급 부문 1위를 차지한 이유를 이곳에 오면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워룸의 지난달 유연탄 구매실적은 톤당 90달러. 구매비는 물론 선박 운임비, 선적·하역비·부두 사용비 등 모든 부대비용을 합친 최종 발전소 도착가격이다. 이 당시 호주탄 가격이 89달러 선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유연탄 절감 성과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인접국가와 비교해도 올해 4월까지 누계평균 일본전력사는 164.27달러/톤에, 대만전력사는 139.7달러/톤에 유연탄을 구매했지만 남동발전은 120.16달러/톤에 구매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비밀은 대내외 유연탄 관련 정보의 실시간 수집에 있다. 가장 큰 화면에 보이는 세계 지도에는 남동발전이 유연탄을 수급하는 주요 탄광의 위치와 함께 35~40척에 달하는 선박 위치가 삼각형 모양으로 실시간 표시된다. 선박을 클릭하면 최종도착지·선적항·속도·예상도착시간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여기에 각 탄광·항구·항로의 기상상황을 볼 수 있다. 강수 현황은 유연탄 선적 지연에 치명적 원인으로 시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항시 파악해야 한다.
정보수집은 향후 시황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워룸 오른편에는 과거 가격, 현재 계약가격, 일시물량 가격 그리고 각종 상황들이 종합되어 향후 3개월간의 유연탄 예측가격이 그래프로 나타나있다. 글로벌 시장의 모든 유연탄 매물가격을 비교 분석하고 열량으로 환산해 고열량탄과 저열량탄의 가격 차이에 따른 선택구매 전략도 구사한다.
남동발전이 보유하고 있는 발전소 내부의 설비 정보도 실시간으로 전달 받아 유연탄 수급계획에 반영한다. 하역에서 급탄까지 모든 과정을 모니터링 해 하역작업이 늦어지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재고물량에 따른 하역지연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선박을 다른 발전소로 이동시키는 조치를 취한다. 중장기적으로는 발전소 계회예방정비 일정을 기준으로 필요 물량을 예상하고 향후 90일까지 재고 손실이 없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발전소의 적정 재고 물량은 16일로 이 이하로 떨어지면 위험수위다. 반면 국내 발전소 저탄장이 수용할 수 있는 재고물량은 20~23일치 정도다. 남동발전은 워룸 운영을 통해 18~19일의 최적 재고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유연탄은 발전사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비용요소로 얼마나 싸게 수급하느냐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며 전기요금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남동발전 워룸은 올해 글로벌 도입단가 대비 9% 저렴한 선에서 유연탄을 수급해나간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