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욤이 열리는 고욤나무와 감이 열리는 감나무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고욤은 감보다 열매가 훨씬 작다. 고욤나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감과 같은 크기로 열매가 열리지 않는다. 고욤나무에 감이 열리는 비결은 무엇일까. 고욤나무에 감나무를 접(接) 붙이는 것이다. 접목(接木)이라는 말이 있다. 다른 나무끼리 덧붙여서 하나의 나무로 만든다는 말이다.
고욤나무와 감나무를 접목하면 고욤나무나 감나무로 변신한다. 즉 고욤나무가 감나무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가진 가지를 완전히 잘라내고 거기에 감나무 가지를 덧붙여야 한다. 고욤나무가 감나무로 변신해 고욤나무에서 감이 열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버리고 감나무 가지를 자신의 몸 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기존 생각으로 넘을 수 없는 한계는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여야 넘어설 수 있다. 타성에 젖은 습관과 틀에 박힌 기존의 상식과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생각을 임신하려면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과 가치관도 재검토해보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새로운 생각의 씨앗이 자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늘의 나를 만들었던 지난날의 습관의 뿌리를 완전히 잘라내고 버릴 수 있는 선택과 용기가 필요하다. 고욤나무가 감나무로 변신하는 과정은 고욤나무의 뿌리와 커다란 줄기는 그대로 간직한 채 자신과 완전히 다른 감나무 가지를 내면에 심는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이다. 마치 조개 안으로 들어온 이물질인 모래가 조개의 속살에 상처를 내고 아무는 과정을 통해 진주가 탄생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고욤나무 가지를 잘라내는 과정은 성장을 넘어 성숙하기 위한 몸부림이며 탈바꿈의 과정이다. 상처가 주는 아픔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지금보다 나은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희망과 꿈이 있기 때문이다. 열매는 고통의 산물이며, 영광은 상처가 준 선물이다. 지금 시련과 역경에 처해 있다면 시련과 역경 너머에 내가 도달하고 싶은 꿈의 목적지가 있다고 상상하자. 마치 고욤나무가 감나무로 성장하는 고통 속에서도 감이라는 축복의 열매를 맺는 것처럼 말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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