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글로벌 민주시민으로 가기위한 첫걸음, OER!

올해는 유네스코가 OER(Open Educational Resources)를 주창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OER란 인터넷에서 무료로 유통되는 교수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자료를 총칭하는 용어로서 2002년도부터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에서 주창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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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인터넷으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정의론, 쉴러 예일대 교수의 금융시장론, 김대수 고려대 교수의 경영학과 같은 강좌를 선택해 수준 높은 지식을 접할 수 있게 됐다. PC는 물론이고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지하철에서 또는 버스에서 대학 강의를 듣는 사람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운동의 선도기관으로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를 들 수 있다. 2001년부터 MIT OCW(Open Course Ware)라는 이름으로 대학 정규강의를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한 것이 OER 운동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MIT는 2100개의 정규강의를 온라인으로 공개 중이며,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이 운동에 동참해 OCW컨소시엄(www.ocwconsortium.org)을 결성, 대학 강의 공개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1개 대학이 회원으로 가입해 대학 강의 공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는 2007년부터 KOCW(Korea Open Course Ware)라는 OER 저장소(repository)를 구축해 각 대학에서 제공하는 강의 공개자료와 사이버대학 이러닝 자료를 망라해 전공·대학별로 대학 공개강의를 검색·활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142개 대학에서 3300여개 강좌가 일반에 공개되어 활용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정책 지원으로 OER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대학교육 역량 강화사업 등 국고 지원을 받는 대학에 강의 공개를 권고하고 대학정보 공시를 위한 `대학알리미` 서비스에서는 대학별 강의공개 건수를 공시정보에 포함해 제공하고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대학의 일반적인 정보와 더불어 대학 공개강의로 미리 교수학습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유네스코는 OER 회원국 정부의 인식 제고와 정책 지원을 위해 사무국이 위치한 프랑스 파리에서 OER 세계총회를 개최했다. 6월 20일부터 3일간 진행된 총회에는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망라하는 세계 각국의 교육장관을 비롯한 400여명의 고위관료, 대학관계자, NGO 활동가가 모여 OER의 각국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정책적인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의 장을 열었다.

총회 마지막 날에는 `2012 파리 OER선언문`이 채택돼 향후 회원국 정부에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선언문에는 OER에 대한 인식 제고와 ICT 활용 교육의 중요성, CCL(Creative Commons License) 도입, OER를 이용한한 학점인정 및 학위취득 제도 도입 등의 사항이 들어 있다. OER는 이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민주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학진학률이 현저히 낮은 개발도상국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기회를 얻을 수 있는 교육모델로 자리 잡아 가기를 기대한다. 대학 간의 국제교류 협력이 활성화되고 있다. OER로 대학 간 학점인정과 공동교육과정 운영 등이 더욱 활성화되고,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이 더욱 강화되어 갈 날을 기대해본다.

김철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 Saunakim@keri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