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U+)가 29일 모든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에서 데이터를 이용한 무료 음성통화(mVoIP)를 개방함에 따라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는 어떤 mVoIP 해법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동통신 3사는 국내에만 3천500만여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카카오톡이 지난 4일 mVoIP 서비스인 `보이스톡`을 내놓은 이후 관련 요금을 개선하는 작업에 돌입한 상태였다.
LG유플러스는 일찌감치 `mVoIP 전면개방`이라는 카드로 SK텔레콤·KT와 차별화된 길을 가겠다고 예고했고 이를 실행했다. SK텔레콤과 KT는 월 5만원대 이상의 스마트폰 요금제(3G·LTE) 가입자에게만 mVoIP를 허용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는 3만·4만원대 요금제에서도 mVoIP를 개방한 것이다.
같은 요금제에서 LG유플러스의 mVoIP 허용 한도는 SK텔레콤보다는 대체로 많고 KT보다는 적은 편이다. 월 5만4천원인 3G 요금제의 경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0MB, KT는 750MB의 mVoIP를 허용한다. LTE의 5만2천원 요금제에서는 SK텔레콤 250MB, KT 600MB, LG유플러스 200MB의 mVoIP 사용량을 제공한다.
이 mVoIP 요금제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mVoIP를 이용하고자 하는 가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최대한 많은 사용량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KT 역시 mVoIP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조만간 새로운 mVoIP 요금제를 내놓기 위한 작업을 하고는 있으나 "요금제를 어떻게 변경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두 이통사가 mVoIP으로 인해 음성통화 매출이 주는 반면 데이터 트래픽 관리를 위한 설비투자비는 증가하고, 특히 망을 바탕으로 하는 IT생태계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와 달리 mVoIP 제공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요금제를 재설계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SK텔레콤과 KT는 mVoIP 허용 한도를 줄이거나, mVoIP 허용 요금제의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VoIP 사용을 위한 일정량의 추가요금을 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월 7천900원을 추가하면 기본제공 데이터를 모두 mVoIP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과 KT는 그러나 mVoIP로 인한 음성·데이터 수익 변화는 물론 소비자의 정서, 타사와의 경쟁,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는 IT생태계의 흐름 등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판단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 요금은 국민 생활과 밀접하고 한 번 결정하면 쉽게 바꾸지 못한다는 점에서 통신 정책을 이끄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방통위는 기본적으로 mVoIP 요금제를 `시장 자율의 원칙`에 맡기겠다고 밝혔지만, 요금이 통신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하고 시장지배사업자인 SK텔레콤의 요금변경은 심사를 통해 인가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요금제 변경에 영향력을 끼친다.
LG유플러스의 mVoIP 요금제 신고가 애초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방통위가 업계 현안을 완전히 시장자율에 맡기지도 못하고, 주도하지도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보이스톡 등 mVoIP 확산을 계기로 이동통신 요금제를 음성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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