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과 함께하는 미래노트]최성문 성공회대 소프트웨어공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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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전기전자 쪽에서 일하시던 아버지 덕분에 남들보다 먼저 컴퓨터를 접하고 자연히 컴퓨터 분야도 관심이 많아졌다. 학창시절 장래 희망은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다. 현재는 소프트웨어공학도로서 학업에 매진하며 주로 자바(Java)쪽을 심도 있게 공부하고 있다. 내 인생의 가장 의미 있는 1년을 꼽으라면 고3 시절을 꼽고 싶다. 누군가는 지옥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이때 열정을 불태웠다.

프로그래머를 꿈꾸며 프로그래밍 공부와 학업을 병행했고, 담임 선생님의 추천으로 정보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갔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컴퓨터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쌓을 수 있었고 대회에서 성과도 거뒀다.

대회 표창을 계기로 IT꿈나무 장학생이 된 것은 행운이었다. 짜릿한 성취 기쁨을 안겨 준 IT 꿈나무 장학생이라는 타이틀은 고등학교 시절 열정을 불태웠던 하나의 성과물로 국내 최고 IT매체인 전자신문이 주는 상이라 더 큰 자부심이 느껴졌다. 대입에서 정보 올림피아드 입상으로 특기자 전형 지원이 가능했고 면접에 가서도 당당할 수 있었다. 면접관도 전자신문 명성을 잘 알고 있어 특별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상장 하나만으로 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대학교에 입학해서 학년이 오를수록 하나의 생각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 빠지게 됐다. 그 의문은 바로 개발자는 프로그래밍 기술이 중요한지, 아니면 프로그래밍 실력 보다 남들과 차별화되는 사회 경험과 교양이 중요한지에 관한 것이었다. `과연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개인적인 호기심을 가졌고, 학교 특강과 교수님 면담을 통해 조금씩 해답을 찾는 느낌이다.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 IT업계 처우를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고, 나아가 이공계 기피현상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전 사람들은 `공돌이`라는 말을 사용하면서 이공계를 평가절하 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를 확실히 지났다. 나는 `무엇이 새로운 이공계 기피현상을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고 싶다. 노력 대비 소득이 많은 일을 선호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초등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순위를 보면 알 수 있다. 교수와 의사 그리고 연예인 순이다. 예전의 과학자와 대통령과는 대조적이다.

이런 인식을 만드는 것은 최근 `오디션 공화국`이라고 불리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각종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주인공 직업만 보더라도 공학도보다는 금융업· 교수 등이 주류를 이루고 이런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이런 직업에 대한 호감을 갖는다. 언론의 편향된 정보 공급이 새로운 이공계 기피 현상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이공계 인식 전환을 위해서 전문성 있는 매체가 많아져 다양한 정보를 공급해야 한다.

최근 모바일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력 쏠림 현상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싶다. 전자신문을 읽다보면 최신 트렌드에 민감해진다. 트렌드를 무작정 따르고 신봉하기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모바일 기술이 유망한 기술이라고 말하지만, 모바일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여전히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철 지난 기술은 분명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 개발자들도 좀 더 전문성을 지닐 필요성이 있다.

`엄동설한의 춘매는 움트고 강한 햇빛에 그들이 더 짙다.`라는 글귀를 좋아한다. 어느 한 기업 부회장의 블로그에 있는 글이다. 개발자 진로에 고민 하던 시절 읽었던 글귀다. 개발자는 그 어떤 힘든 여건 속에서도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창조의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나 역시 학과 공부를 하다보면 지금은 작은 하나를 만드는 것도 힘들지만, 큰 시스템을 창조하는 개발자에 비하면 지금의 역경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듯 지금은 춥고 힘든 개발자 현실에서도 언젠가는 개발자의 춘매가 움트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성문 성공회대 소프트웨어공학과 3학년 c1219ab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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