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 출신 초선의원 "무조건 mVoIP 개방하라"…전문성 논란

19대 한 초선의원이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이동통신사는 mVoIP를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후 첫 번째 정보통신산업 관련 의정 활동으로 기록될 이번 회견은 산업 흐름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데다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쳐 빈축을 샀다.

환경운동가 출신 초선의원 "무조건 mVoIP 개방하라"…전문성 논란
Photo Image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비례대표)은 이날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앞에서 `통신재벌의 이용자 선택권 침해·망중립성 위반 규탄 기자회견`과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장 의원은 “통신재벌의 횡포와 오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격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카카오톡 보이스톡에 대한 차단입장을 밝혔을 때부터 이는 명백하게 망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라며 “SKT 등은 해외 주요국에서도 이러한 서비스를 차단하고 있다고 호도하고 있으나 해외에선 망중립성 정책을 채택해 이통사의 mVoIP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의원이 비교 사례로 든 미국과 네덜란드의 속사정은 전혀 다르다. 미국 이통사들은 mVoIP를 허용하고 있지만 트래픽 부담을 근거로 데이터 요금을 대폭 올렸다. 이통사에 따라 최소 60달러(약 6만8000원)에서 80달러(약 9만원) 이상만 스마트폰 요금제로 제공하고 있다. 무제한 요금제도 속속 폐지하고 있다.

네덜란드 대표적 이통사인 KPN도 마찬가지다. “가계소득, 특히 청년들의 평균 소득에 비해 통신비가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에 mVoIP를 전면 개방해 통신비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사례지만 장 의원은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 셈이다.

또 고가의 단말기 가격과 해외에 비해 많은 사용량이 통신비가 높은 하나의 이유인 점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들이 이에 대해 묻자 그는 “해외 통신 사용량 등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어쨌든 7만원 안팎이면 비싼 것 아니냐”며 “우리나라는 정부가 (이통사에)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더 내려야 하는 것이 맞고, 해외 기업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말했다.

사실과 다른 발언도 했다. 장 의원은 아직 마련되지도 않은 망 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대해 “이통사가 위반했다”고 했다. 함께 기자회견을 연 시민단체 `청년유니온` 관계자는 “법에 대해서가 아니라 망 중립성 정의 자체에 대해 위반한 것은 맞지 않냐”고 말해 망 중립성에 대한 이론적 지식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이처럼 국회의원이 정확한 검토와 이해 없이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시위를 지켜본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망 공존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mVoIP를 전면 허용했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 문제가 생기면 되돌릴 수 있는 건지에 대해선 아무도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장 의원과 청년유니온 외 `청년을 위한 경제민주화운동본부`, 참여연대 등이 함께 주관했다. 장 의원은 정보통신산업 분야에 대한 연구나 활동 경력이 전무하다. 그는 “상임위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환경노동위원회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해외 mVoIP 허용 수준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