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가 2014년 일몰될 전망이다.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2만5000톤 이상 대형사업장은 모두 2015년부터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로 전환된다.
13일 녹색성장위원회, 환경부, 지식경제부 등 관계부처와 산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목표관리제 관리업체로 포함되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2만5000톤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한 목표관리제 존속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녹색위 관계자는 “2015년 이후 배출권거래제와 중소사업장의 목표관리제를 병행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고민이 많다”며 “중소관리업체들이 과다한 행정비용 부담을 호소하면 2만5000톤 이하 사업장에 대해 (목표관리제) 이행의무 대신 자발적으로 배출권거래제에 참여하는 등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도 “중소사업장의 목표관리제 이행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감축목표는 설정하더라도 강제 의무를 부여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61%를 차지하는 전체 목표관리제 관리업체의 대부분은 2만5000톤 이상 대형사업장이다. 내년부터 목표관리제 적용을 받는 94개 관리업체 3733개 사업장은 불과 4%가량을 차지한다. 관리업체는 지난해 490개에서 올해 584개로 38% 증가했다. 사업장 수는 4231개에서 두 배에 육박하는 7964개로 늘어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폭 늘어난 관리업체와 사업장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은 전년도 관리업체의 7~8% 수준이다. 2014년부터 적용받는 2만톤 미만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량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에너지목표관리제를 운영하는 행정비용이다.
목표관리제를 이행하기 위해 현장조사, 목표협상, 신증설시설 현황조사, 이행계획서 작성, 검증, 보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행정비용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이 소요된다.
녹색성장기본법에 근거를 둔 목표관리제는 2014년까지 관리업체 기준을 강화해 대상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1만5000톤 사업장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그대로 이행하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국이 된다.
2만5000톤 이하 사업장 모두가 10%의 감축목표를 달성하더라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0.8% 정도다. 경제성도 없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하는 바도 적은데 중소업체와 정부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관리업체로 지정된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은 경영여건이 열악해 목표관리제든 배출권거래제든 대응을 위한 금융·세제 지원이 필수”라며 “어떤 방법이든 정부가 행정부담을 최소화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는 대규모 사업장(관리업체)의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절약 및 이용효율 목표를 설정하고 그 이행을 관리하는 제도다. 관리업체는 2012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2만5000톤, 2013년 2만톤, 2014년 1만5000톤의 목표를 이행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2만5000톤 이상 사업장에 감축 목표치를 설정하고 목표달성 과부족분을 배출권 매매를 통해 달성하도록 한 시장기반 제도다. 온실가스·에너지목표관리제를 수행하는 2만5000톤 이상 사업장은 2015년부터 의무적으로 이 제도를 따라야 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