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구제금융 신청이 주식시장 투자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스페인 사태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전체로 확산되고 나아가 국내 실물경기에도 충격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일단 스페인 사태가 유럽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증시전문가들은 전일 스페인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은행 신용등급이 낮춰졌지만 위기가 유럽전체로 확산되는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동욱 현대증권 PB리서치센터 팀장은 “스페인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결정은 시장과 화합하는 조치였고 유럽위기가 수습국면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말했다. 금융시장 기능이 마비상태로 몰리기 전에 미국식 성장우선 방식을 수용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즉 스페인이 독일이 주도하는 긴축재정을 통해 성장을 억제하기보다 미국식 성장우선 정책을 수용함으로써 외부투자자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스페인 대표 은행이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한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실이 터진 은행은 지난 2010년 12월 7개 저축은행이 합병해 출범한 방키아로 부실 부동산 자산 보유로 문제가 된 반면에 대표은행인 산탄데르나 BBVA는 건전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 구제금융이 규모면에서 그리스나 아일랜드와 같은 전면적인 구제금융이 아니다”며 “앞으로 5000억유로 규모로 확대될 유로안정기금(ESM)을 고려할 때 현재 위기는 진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이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내주 그리스 총선과 G20정상회담(18~19일), 미국 연방준비이사회(20일), EU정례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어 시장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긴축완화와 미국 감세안 등도 향후 증시가 반등랠리를 이어갈 수 있는 소재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라며 “내주 이벤트부터 시장을 안정시킬 조치들이 나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 종목에, 장기적으로 실적이 뒷받침되는 IT와 자동차 등에 분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