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노란 리본

`떡갈나무에 노란 리본을 매 주세요(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란 추억의 팝송이 있다. 멜로디도 좋지만 가사를 잊을 수 없다. 내용은 이렇다. 한 죄수가 풀려나기 직전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나를 아직도 사랑한다면 집 앞 떡갈나무에 리본 하나를 매달아 줘요. 버스가 집 앞을 지날 때 리본이 없으면 그냥 지나가겠소`라고. 마침내 버스가 집 앞을 지나가는데 집 앞 떡갈나무에는 온통(백 개의) 노란 리본이 매달려 있다는 내용이다. 한 번 실패를 사랑으로 감싼다는 애틋한 스토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노란우산공제제도`라는 독특한 이름의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소기업·소상공인 생활 안정과 사업 재기를 위해 마련했다. 매월 일정 부금을 납부하면 공제사유 발생 시 일시금을 지급한다. 폐업, 사망, 부상·질병에 따른 퇴임 등이 공제사유다. 일반 직장인은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3중으로 보장받는 데 반해 기업가(창업자)는 마땅히 안전망을 두지 못하고 있어 기획했다.

최근 스타트업 창업 붐이 대단하다. 2000년 전후 벤처 붐을 연상시킨다. 스타트업 창업경진대회에 가보면 수많은 청년이 창업가로서 성공을 꿈꾼다. 하지만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성공`보다는 `실패`란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재도전이라는 시스템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실패한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도 인색하다. 한 번 창업 실패를 곧 인생 실패로 낙인찍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세 번 실패한 창업가를 가장 높이 인정한다는 미국 실리콘밸리와는 딴판이다.

노란우산공제자금은 실패한 사업가 재창업 자금으로도 사용된다. 사업에는 굴곡이 있다. 큰돈을 만졌다가도 일거에 빈털터리가 되기도 한다. 노란우산공제자금이 실패한 창업가에게 `떡갈나무에 걸린 노란 리본`으로 다가올 수 있게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김준배 벤처과학부 차장 j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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