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비싼 고급휘발유가 국산 차량에는 무용지물이다?`
고급휘발유가 엔진 출력 향상과 연비 개선 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지만 국산 차량에는 일반휘발유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휘발유는 일반과 고급으로 구분된다. 구분 기준은 연료가 연소할 때 이상(異常)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 즉, 옥탄가다. 옥탄가가 91 이상이면 일반휘발유, 95 이상이면 고급휘발유로 분류된다.
국내 정유사인 SK에너지(솔룩스)와 GS칼텍스(킥스 프라임), 현대오일뱅크(카젠), 에쓰오일(에쓰가솔린프리미엄)에서 공급하는 고급휘발유는 옥탄가 100 수준이다. 이에 비해 대부분의 국산 차량은 압축비를 국내 유통 중인 일반휘발유 성능에 맞춰 제작되므로 고급휘발유는 `개 발에 편자`와 다름 없다는 게 정유 및 자동차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산차는 압축비를 국내 일반휘발유 옥탄가인 92~93 수준에 맞추고 있어 옥탄가가 100 정도인 고급휘발유를 넣어도 출력이나 연비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정유사에서는 출력이나 연비가 8~10% 정도 높아진다고 설명하지만 실제로는 고급휘발유가 과연소 현상을 일으켜 엔진 내부에 때가 낄 수 있다.
반대로 옥탄가 낮은 가짜휘발유를 넣게 되면 엔진 내부에서 점화되기 전에 폭발을 일으켜 노킹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노킹은 내연기관 실린더 내에서 이상연소에 의해 망치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나는 현상이다. 내연기관 출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기관 과열, 배기밸브나 피스톤 고장 등의 원인이 된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국산 차량에 값 비싼 고급휘발유를 주유하는 것은 효과대비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는 셈”이라며 “고급휘발유는 높은 출력을 필요로 하는 일부 수입차나 고성능 스포츠카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