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우리도 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대기업들이 선점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국내 팹리스 전문 업체들이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기술력을 앞세운 특화 영역에서 시장을 만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씨앤에스테크놀로지·넥스트칩·텔레칩스·엠텍비젼·다믈멀티미디어 등 팹리스 전문 업체들은 스마트키, 주차지원 카메라, 멀티미디어 시스템 등 전문 분야에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현대차의 수출용 소나타에 멀티미디어 칩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차체·섀시 등에 들어가는 제품도 개발을 완료했으며 올해는 스마트키, 주차지원 카메라 등 신제품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동차 전장용 소프트웨어(SW) 개발 전문업체인 오토소프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넥스트칩은 현재 주차지원 카메라로 자동차 2차 시장에 진입했으며, 향후 현대차 등으로 판로를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지식경제부 시스템IC 2015 국책 과제를 통해 현대모비스와 주차지원 카메라를 공동 개발 중이다.
텔레칩스 역시 차량용 오디오 반도체와 멀티미디어 프로세서를 공급 중이며, 최근 폴크스바겐과 닛산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 매출이 1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난 덕분에 전년 대비 2배 수준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엠텍비젼은 최근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키·데이터플레이트 등으로 자동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회사는 결제 기능과 차량 이력관리 및 스마트폰 연계 정보공유가 가능한 데이터플레이트 개념의 신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달부터 고객사들과 개발 협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믈멀티미디어는 지난해 개발한 DMB·DAB 디지털방송 수신 칩 양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및 대만과 수출 협상을 진행하며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차량용 반도체 사업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 회사는 후방 카메라와 비디오 기능을 보강한 멀티미디어 시스템 등으로 차량용 고부가가치 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 2008년 147억달러에서 올해 203억달러로 연평균 8.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은 같은 기간 6억7500달러에서 올해 10억5000달러로 글로벌 시장을 웃도는 9.5%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통적으로 프리스케일·인피니언 등 해외 업체가 시장에 진입해 있어 진입 장벽이 높기는 하지만 전기차 등으로 자동차 전장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국내 팹리스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는 “완성차 업계에서도 차량용 반도체를 국산화의 마지막 과제로 여길 만큼 관심이 높다”며 “시장이 크고 국산화의 여지가 많은 만큼 국내 차량용 반도체 전문 회사들도 속속 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