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회장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열정과 소신은 여전했다. 특유의 직설화법도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었다.
`새로운 KT`에 대한 이 회장의 신념과 확신은 비장할 정도였다. 이 회장은 “KT가 이전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아이디어, 프로세스, 전략으로 새로운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스마트 생태계 참여자의 발상 전환도 요구했다. 미래를 위한 네트워크 준비가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새로운 KT에 내건 화두는 `새로운 가치`다. 통신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를 찾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 기기가 아닌 컴퓨터 기능을 수행하고 있지만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세계 최고 수준 유·무선 망을 바탕으로 혁신적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통신 서비스 매출과 수익이 감소하는 현실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통신 자체 가치보다 `통신 기반의 새로운 가치`에 주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KT는 유·무선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혁신적 경험과 지식, 노하우 등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KT와 KTF 합병 이후 3년간 준비했다며 예사롭지 않은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KT가 보유한 망 인프라와 다양한 플랫폼, 방대한 콘텐츠를 결합해 이용자 복지 제고와 기업 생산성 향상에 일조하는 등 새로운 가치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콘텐츠와 미디어를 망라, 가상상품(Virtual Goods) 유통을 선도하겠다는 구상도 이 같은 판단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새로운 KT를 위해 혁신 행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KT를 중심으로 한 KT그룹 독주체제는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KT는 KT 이익이 곧 사회 이익이라는 신념 아래 기득권을 포기하고 생태계 참여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혁신을 거듭했다”며 이전보다 과감한 혁신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글로벌 사업 역시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통신사업자 지분을 투자하거나 인수하는 전통적 방식과 확연하게 다를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와 KT 혁신 상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LTE 시장 경쟁과 관련해서는 의외의 여유를 보였다. 이 회장은 “KT가 LTE 시장 진입이 늦어 경쟁사에 이미지를 선점당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LTE 망 우위를 비롯해 KT가 확보한 장점이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회장은 “KT 클라우드커뮤니케이션센터(CCC)는 네트워크 기술의 진정한 혁신”이라며 “이용자와 시장이 판단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 회장은 KT가 창출하는 새로운 가치가 지속되면 산업 발전은 물론이고 국가 경제 성장에 일조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회장은 새로운 가치에 걸맞은 새로운 거래 질서와 새로운 규제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현안으로 부상한 망 중립성과 관련해 “네트워크는 전력과 같은 모든 산업의 생명줄로 미래 네트워크 투자가 없다면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며 “생태계 참여자 모두 네트워크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네트워크 가치 인식 변화 없이 스마트 시대에 따른 새로운 가치 창출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