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소기업은 불우이웃?

지난 15일 지식경제부에서 발간한 4년간의 실물경제동향 자료에 따르면,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 2006년 33만4000개에서 2009년 31만8000개로 사업체 수가 감소했다. 또한 20인 이하의 영세 제조업체가 전체 제조업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60%에서 2009년 75%로 크게 확대되고 있어 제조업의 영세화가 심화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비제조업 분야의 소상공인 영세화도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불우이웃? =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현상은 지난 10년간 더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중소기업의 임금수준은 대기업의 63%에 그쳤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규모별 임금총액 집계에 따르면 작년(1~11월) 중소기업(5~299인) 상용직 근로자의 월 평균임금은 263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300인 이상 대기업 상용직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월 417만5000원으로, 대기업을 100으로 봤을 때 중소기업의 상대임금 수준은 63.2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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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고환율과 저금리로 수출이 늘어 재벌은 수백조원씩 쌓아두는데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급전을 못 구해 쩔쩔매는 구조를 고쳐야 한다"며 특히 대,중소기업 문제와 관련, 복지와 양극화 해소라는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를 밝혔다.

중소기업은 그간 많은 정책적 자원이 투입됐으나 영세화와 생산성 저하는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예산은 약 80배나 증가했고,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1,400여개에 달하지만 이러한 재정지원도 중소기업의 의존도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대기업의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인력 탈취, 골목상권 진입은 중소기업들의 자생력마저 잃게 만들었다. 어쩌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많은 정책 지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우이웃이 됐는지 모를 일이다.

◇중소기업을 돕는 중소기업 =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사실 지금의 경제 논리 속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돕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불우이웃은 불우이웃이 돕는다고 했던가. 중소기업 서로간의 상생 노력도 있다.

미러소프트 유한회사는 중소 제조업체나 소상공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인 마케팅과 판매 활동을 도와주는 중소기업이다. 미러소프트 유한회사가 만든 온라인 판매 솔루션은 3개월 만에 분야 1위를 할 만큼 중소기업들의 상품 판매를 실질적으로 돕고 있다. 미러소프트 유한회사의 유라연 대표는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상품을 분석하여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기획하고 판매한다. 이는 오랜 외국계 회사의 회계 관리 경험을 통한 유 대표만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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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에 국내 최초로 특허를 받고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연료절감제가 있었어요. 제 차와 회사 차들에 제품을 넣고 각각 열흘 동안 서울-부산을 열 차례 왕복했어요. 진짜 연료 절감이 눈에 띌 정도로 나타났는데, 제품의 효과에 대한 놀라움도 잠시고, 왜 이 제품이 잘 안 팔렸는지 알아내기 위한 고민이 더 컸어요.”

유 대표의 해결책은 제품 자체가 연료를 절감하는 첨가제가로서 연료를 단위당 가격으로 계산하고 비교하더라도 제품을 사용했을 때, 수치상으로 분명하게 절약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제품의 포장 단위를 세분화하고 판매 가격을 좀 더 낮추는 것이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매연이 없어진다거나 친환경 바이오 연료첨가제라는 표현 같은 것은 실제로 상품 판매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됐습니다. 연료절감제 제품의 경우, 오히려 친숙한 이름으로 상품명을 만들고 포장 비용이라도 좀 더 아껴서 판매가격을 낮춘 것이 많이 판매할 수 있는 비결이었어요. 연료절감제 이름을 차카스라고 짓고 처음엔 너무 촌스럽다고 걱정(웃음)했었는데 직관적인 상품명이 지금은 덕을 많이 보네요.”

◇어려울 때 생각나는 친구 같은 회사가 되고파 = “한 밤중에 마케팅과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제품의 제조 회사 사장님 전화를 받았는데, 공장에 있던 금형을 모두 도난당했다는 거예요. 정말 이런 일도 있나 싶을 정도로 청천벽력 같은 일이잖아요. 연세도 많으신 사장님이 ‘내가 살아서 뭐 하냐’며 정신없어 하시기에 대신 경찰서에 신고를 해드리고 밤중에 물건 찾으러 같이 돌아다녔습니다. 결국 도난당한 금형을 다음 날 아침에 기적적으로 찾았어요. 그때만 생각하면 아찔해요.” 유 대표는 미러소프트 유한회사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찾는 친구 같은 회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정부는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말한다. 대-중소기업 간의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거래환경을 조성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실질적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일 등이 그 것이다.

중소기업이 어려울 때, 정부의 정책도 중요하고 대기업의 상생 노력도 중요하지만 누구보다 서로의 실정을 잘 아는 중소기업들이 각자 잘하는 분야의 일로 도울 때, 가장 큰 힘이 되고 서로 발전할 수 있다고 유대표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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