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포커스] OO 첨가한 토마토의 비밀, 맛있게 맵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제 컨소시엄을 통한 토마토 전체 유전체 서열 분석

세계 10대 건강식품에 이름이 올라간 토마토. 토마토의 맛과 성분, 성장 등을 조절하는 모든 비밀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매운 맛 토마토케첩을 맛볼 수 있다. 케첩에 매운 고추 성분을 넣는다면 놀랄 일도 아니다. 하지만 직접 매운 토마토를 키워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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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염기서열 모두 해독= 국제 공동 연구진이 토마토 유전체의 전체 염기 서열을 모두 해독했다. 염색체에는 수많은 유전자가 있는데 유전자가 배열된 것을 염기서열이라고 한다. 국내 연구진을 포함해 14개국 300여명의 과학자가 8년 동안 토마토 염기서열 해독에 매달렸다. 국내에서는 최도일 서울대 교수팀과 허철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팀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생명과학분야 학술지 `네이처`지 31일자에 게재됐다.

토마토 염기서열 정보는 3만5000여개의 토마토 유전자 기능 정보를 담고 있다. 유전자 배열과 구성, 유전체 구조 등 광범위한 내용이 함께 들어 있다. 토마토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은 12개 염색체를 참여 국가에 하나씩 나누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우리나라는 2번 염색체를 할당 받았다. 최도일 교수는 “연구를 시작할 당시 염기서열 분석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다”며 “비용 절감과 연구교류 협력을 위해 이 시스템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밝혀진 3000종과 작물 비밀=토마토는 매년 세계 교역량이 10조원에 달하는 주요 채소작물이다. 동시에 대표적 가지과 식물이다. 가지과 식물은 세계의 다양한 기후에 서식하는 큰 속씨 식물군 중 하나다. 무려 3000종이나 된다. 가지·고추·감자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때문에 토마토는 가지과 식물을 대표하는 연구모델이다. 유전 공학을 다루는 교과서에 뿌리에 감자가 열리고 줄기 열매로 토마토가 달린 식물(포마토· Pomato, Potato와 Tomato의 합성어) 그림이 종종 등장하는 이유다.

토마토 염기서열을 해독함에 따라 당장은 토마토 육종의 품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품종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반복 교배법을 택했다. 서로 다른 특질을 가진 어미 품종을 교배해 자식 육종의 성질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육종 교배 시간이 길고 비용이 많이 들었다. 유전체 정보를 완전히 파악하면 재배 초기에 특질을 파악할 수 있다. 발아한 싹에서 세포를 채취해 특정 정보를 가진 유전자가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 최 교수는 “기존 품종 확인 기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며 “집단 교배를 위한 육종을 대량 생산할 필요가 없어 공간 활용도 경제적이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맛과 크기, 성분의 토마토를 재배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이 같은 이점을 가지과 식물로 확대할 수 있다. 가지과 식물은 유전 성질에서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토마토 유전체 정보를 이용해 고추, 감자 등의 유전 성질을 합성하거나 특화 시킬 수 있다. 허 박사는 “고추나 감자, 담배 등의 유전정보를 처음부터 확인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토마토의 유전정보를 알면 단순 비교만으로 다른 가지과 작물의 유전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유럽은 유채·배추 등 작물 유전정보 해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참가 연구팀, 다음은 고추 유전자=한국의 연구팀은 오랜 기간 고추 유전자를 연구해왔다. 이 과정에서 미국 측이 토마토 공동연구를 제안해 참여하게 됐다. 이 연구를 위해 생명연과 정부가 3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했다.

각국이 8년에 걸쳐 자금을 투입해 해독한 염기서열은 모두 공개된다. 그러면 참여 연구팀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

허 박사는 “8년의 연구과정에서 참여 연구팀은 각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고 공유했다”며 “결과를 공개한다고 해도 다른 연구자가 이 방대한 자료를 제대로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토마토 염기서열을 고추연구에 활용할 방침이다. 고추 염기서열을 확인하면 작물을 통해 매운맛의 세기를 다르게 할 수 있다.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을 늘리는 등 품종을 다양화 할 수도 있다. 서울대학교에서 고추자원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유전정보를 활용한 성과도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권동준·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