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난리나겠네~ 특허 '시한 폭탄' 눈앞에

스마트금융이 급성장했지만 관련 특허 경쟁력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주식·은행 거래, 카드 사용 등 전반에 걸쳐 외국 특허 공세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23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금융 비즈니스방법(BM)으로 특허청에 출원·등록된 건수는 각각 621건과 160건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60건과 114건으로 대폭 줄었다.

국내 금융시장 주축인 국민·우리·신한·하나 4대 은행 출원 건수 감소세는 더욱 심각하다. 2008년 374건에 달하던 이들 은행 금융 BM 특허 출원 건수는 지난해 85건으로 급락했다.

특허는 출원에서 등록까지 통상 2~3년의 시차가 있어 향후 금융 BM 특허 감소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IT 열풍과 맞물려 한미 FTA 체결을 전후해 금융가에 BM 특허 바람이 불었지만 최근 시들해진 상황”이라며 “BM 특허가 아직 법적으로 명확한 개념이 서있지 않고 IT 등 기술적인 부분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권은 까다로운 기술 요건을 갖추는 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특허청에 접수된 증권 관련 BM 특허 신청은 총 19건. 하지만 이 가운데 최종 등록에 성공한 것은 단 한 건에 불과했다.

이윤직 명문특허법인·법률사무소 변리사는 “영업 방법에 관한 아이디어 그 자체는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이 아니기 때문에 발명으로 볼 수 없다”며 “반드시 인터넷·통신·컴퓨터 기술 등을 기초로 영업 방법을 구체화해야 특허로 인정받는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 BM 특허가 급감세에 놓인 시기가 한국 금융시장의 스마트뱅킹 태동기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금융 시장이 최고 성숙기에 달했을 때 글로벌 메가뱅크나 특허괴물(NPE)의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

실제로 최근 미국 피닉스라이선싱이 HSBC은행 등을 상대로 `금융상품 및 서비스 기술`에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한 것 역시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노진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선제적 방어를 위해서라도 금융 BM 특허를 직접 취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기존 특허권을 사들이거나 라이선스료를 지급하면서라도 특허권을 이용하는 등의 종합적인 `특허 비즈니스 전략`이 각급 금융기관에 요구된다”고 말했다.


◆금융 BM 특허=은행이나 증권·보험과 관련된 금융상품 및 주변 시스템의 영업방법(Business Method) 특허를 말한다. 국내법상에는 아직 명확한 근거가 없어, 판례 등에서는 `IT를 이용한 금융 비즈니스상에서의 발명` 정도로 이해되고 있다.

국내 금융 BM 특허 출원·등록 건수 추이

자료:특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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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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