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홍대앞에 나타나는 이들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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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와 SNS가 만나면?”

지난 금요일 저녁, 홍대 거리 곳곳에는 노란 티셔츠에 흰색 핫팬츠를 입은 50명의 젊은 여성들이 등장해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과 발길을 붙들었다. `Welcome 홍대, 불금 with 도리토스`라고 적힌 노란 팻말과 깃발을 든 이 여성들은 활짝 웃는 얼굴로 홍대입구 앞 횡단보도 양 옆에서 보행자들을 에스코트했다.

이후 그녀들은 홍대 거리와 주요클럽 인근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정체모를 미모의 여성들은 거리 곳곳에서 행인들과 다정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주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켰다. 함께 사진을 찍은 사람들에겐 인근클럽의 맥주 무료쿠폰과 과자를 나눠 주기도 했다.

언뜻보면 인근 대학가 축제의 일환이거나 인터넷 동호회의 플래쉬몹, 아니면 젊은유권자들을 겨냥한 정치권의 인증샷 퍼레이드처럼 보이기도 했다. 알고보니 이 여성들은 L제과에서 신제품에 출시와 함께 진행한 이벤트였다.

요즘들어 홍대와 신촌일대가 주말만 되면 들썩거리는 이유는 유행에 민감하고 별 것 아닌 일도 사진을 찍어 적극적으로 SNS에 퍼나르는 젊은이들의 커뮤니케이션 풍속도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업체들이 대학가 축제기간을 놓칠새라 쉴틈없이 이벤트를 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L제과 ‘도리토스걸’ 홍대이벤트의 현장 사진과 동영상들은 주요 포털 사이트 게시판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댓글도 “도리토스걸과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받았다”거나 “클럽 맥주 무료 쿠폰으로 술값을 아꼈다”, “현장에 없어서 아쉬웠다” “여신급 미모를 자랑하는 도리토스걸이 부럽다” 등 긍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행사와 관련 주최측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SNS 메시지 전파로 큰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예상외의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L제과는 이번 금요일밤에도 홍대의 유명 인디밴드 공연과 다양한 게임을 더해 더 다채로운 내용으로 2차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홍대에 이어 국민대와 고려대, 동국대 축제 일정에 맞춰 ‘도리토스 캠퍼스 콘서트’를 여는 등 젊음의 거리와 SNS를 접목시킨 이벤트를 확장해 나갈 예정.

한편 영화계도 신작 개봉에 맞춰 깜짝이벤트를 선보이면서 관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오는 6월 6일 극장에 걸릴 애니메이션 기대작 <마다가스카 3: 이번엔 서커스다!>(이하 <마다가스카3>)의 경우 홍대와 신촌에서 화려한 볼거리로 주말나들이에 나선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최측인 C엔터테인먼트는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미리 약속된 장소에 모여 황당한 행동을 벌이고 순식간에 흩어져 사라지는 이른바 ‘플레시몹’방식으로 이벤트를 진행했다.

5월 첫주 수차례에 걸쳐 진행된 이번 플래시몹은 영화 <마다가스카>의 주제곡인 `I LIKE TO MOVE IT`에 맞춰 한 명이 춤을 추기 시작하고, 이를 차례차례 34명이 따라하면서 화려한 군무를 만들어냈다.

주최측의 관계자는 “지나가던 사람들이 함께 율동을 따라하거나 휴대폰 카메라로 플레시몹 장면을 찍어 SNS로 전송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영화사 직원들이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홍보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등 개봉을 앞두고 몇주씩 인터넷마케팅에 매달려왔다. 하지만 요즘엔 확실하게 눈길을 사로잡는 이벤트 한 번이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동영상이 유투브에 올라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는가 하면 카카오톡,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관객들의 휴대폰으로 순식간에 전송되기 때문에 마케팅기간이 예전보다 훨씬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SNS가 마케팅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게 되면서, 주말밤 젊은이들이 북적거리는 거리에 나가면 다채롭고 풍성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점점 많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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