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기가(giga) 코리아 전략과 초연결 혁명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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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세계는 무한팽창과 무한창조의 연속이다. 불과 40년 동안 가입자 20억명, 모바일 이용자 50억명을 포용하는 디지털 행성으로 진화했다.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은 신생 지능형 우주를 무대로 초거대 신산업을 창출하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의 급격한 부상을 배경으로 1990년대 중반에는 `사이버 코리아`를,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e코리아`와 `u코리아`를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여 정보기술(IT)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견인하고 관련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선진화했다. 아이폰으로 촉발된 스마트 혁명에 순응할 수 있었던 것도 IT융합과 확산을 가속화하는 `스마트 코리아`라는 국가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발표한 범부처 IT전략 `초연결 시대의 대한민국, IT 창의강국으로 대도약`은 포스트 스마트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미래 디지털 국가 청사진이다. 정책 핵심은 사람과 사물이 소통하는 초연결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미래 IT 가치사슬을 자극하는 `기가(giga) 코리아` 전략에 범정부 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IT정책 좌표는 통신·방송·인터넷을 묶는 광대역 통합 기반을 기초 인프라로 삼아 국가정보화를 촉진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일종의 `메가(mega) 코리아` 전략이었다. 그러나 스마트 혁명을 계기로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물과 공간을 연결함으로써 새로운 콘텐츠와 가치를 생산하는 새로운 국면의 인터넷 체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사람, 사물, 공간이 서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관계의 그물망 생태계로 재구축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IT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주도하기 위해 기가 코리아라는 세계 어느 나라도 시도하지 않은, IT 창의강국에 도전하는 대장정을 준비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은 머지않아 인터넷 기술과 재생에너지가 합쳐져 강력한 3차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창출하고 교환하듯이 에너지 인터넷, 에너지 교통으로 에너지를 주고받고 자율운행서비스를 공급받게 된다는 것이다. 기가급 초연결망은 바로 이러한 인프라 간 연계와 산업 간 융합을 위한 미래지능국가 인프라다. 이런 인프라 환경에서는 사람, 사물, 에너지를 연결하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를 정교하게 융합해 국가사회 시스템을 개조하고 새로운 제3차 산업을 창출한다.

21세기 지능화 국가모델은 자율 분산형 전력인프라와 지능형 교통시스템이 그물망으로 엮인 정전교(情電交) 통합 그리드를 국가 단위로 공급·소비하는 초연결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전략적 선택은 기가 코리아 생태계 구축과 초연결 혁명의 역동적 만남을 통해 신산업혁명의 선봉국가로 나서는 일이 아닐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신산업 도시 시스템과 선경험 서비스를 세계로 수출하는 작지만 강력한 초일류국가를 지향하면 어떨까.

세계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불문하고 환경, 고령화, 복지 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또 2차 산업혁명의 성공 모델은 점차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여기서 다 함께 생각해 보자! 우리는 지구상에서 신산업혁명에 성공할 수 있는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는 나라가 아닐까. 문제는 국가 지도자의 확고한 리더십과 철학이 어떻게 표출되는지다. 지금부터라도 진정한 21세기 대전략과 로드맵 그리고 국가 자원의 투입이 삼위일체화한 거버넌스 확립에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하원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wgha@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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