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폐막한 `월드IT쇼(WIS) 2012`는 산업 흐름을 파악하는 산업 박람회이자 일반인이 신기술을 느끼는 거대한 `체험의 장`으로 평가됐다. 삼성전자·LG전자·SK텔레콤·KT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전자통신연구원(ETRI)·대학연구센터 등 학계, 그 외 400개가 넘는 다양한 중소·벤처기업이 참가해 어느 해보다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왔다.
◇“직접 보니까 다르네요” 벤치마킹 열기=가장 주목받은 품목인 TV 앞에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제품을 직접 보고 벤치마킹해 보려는 관련 업계 관객들이 줄을 이었다. LG전자가 국내 처음 공개하며 전시장 전면에 내세운 55인치 OLED TV와 삼성전자가 전시한 75인치 대화면 LED TV는 선명한 영상과 함께 거의 없다시피 한 좁은 베젤, 얇은 두께로 높은 주목을 받았다.
일본의 한 TV 부품업체 관계자는 얇은 두께에 감탄하며 “매우 앞선 TV 기술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그는 제품 전면뿐 아니라 측면과 뒷면까지 꼼꼼하게 사진을 찍었다. LG전자가 3D 영상을 제공하기 위해 내건 대형 화면에 줄자를 들이대며 크기를 재보는 외국인도 있었다.
SK텔레콤이 공개한 유아 교육용 스마트 로봇이나 KT의 교육용 로봇 `키봇` 등은 교육업계 관계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국내 한 교육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기술 위에 우리 콘텐츠를 응용할 수 있는 모델을 연구해볼 만하다”며 “다양한 비즈니스 가능성이 보여 좋다”고 평가했다. 스마트워킹·클라우드 등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도 업계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거대한 `IT 놀이터`가 되다=각종 체험 코너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단체 관람 입장이 가능한 17·18일엔 학생들이 IT를 배우며 즐길 수 있는 체험의 장이 됐다는 평가다.
KT는 자사 음악 콘텐츠 서비스 `지니`에 대해 증강현실 개념을 적용한 체험존을 꾸몄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가수와 함께 춤을 추는 이벤트로, 가장 높은 인기를 끈 행사 중 하나였다. SK텔레콤은 미래형 `커넥티드 카` 솔루션을 홍보하기 위해 직접 차에 탑승할 수 있게 했다.
중소기업의 독특한 체험관에도 사람들이 몰렸다. 바이브라시스템은 심리 상태는 물론이고 건강까지 영상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카메라로 1분가량 촬영, 0.03초 단위로 근육의 떨림이나 움직임, 긴장도 등을 읽어내 결과를 평균값으로 도출하는 것이다.
4D·증강현실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체험관들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기술을 한층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 18일 부스를 둘러본 박유진양(18·고등학생)은 “이과에서 공부하면서도 막상 IT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전시회를 둘러보니 너무 재미난 직업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17만 관객·하루만에 9000만달러 수출상담=전시회와 함께 콘퍼런스, 수출 상담도 이어졌다.
올해는 세계 18개국에서 총 435개 기업이 1356개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을 맞았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총 17만여명에 달했다. 국내외 바이어의 상담도 줄을 이었다. 16일 하루 300여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금액은 9000만달러에 이르렀다. 동시·부대행사 역시 화려했다. 행사 첫날인 15일에는 제8회 국제방송통신장관회의가 열렸다. 각국의 양자 회담도 이어졌다. 15~16일 열린 국제방송통신콘퍼런스에 각국 IT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해 세계 IT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논의했다. 특히 최근 IT 산업의 뜨거운 키워드와 관련한 전문가가 대거 등장해 찾는 이가 많았다.
행사 둘째 날 둘러본 유명희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그동안 보고만 받다가 직접 둘러보니 확실히 다르다”며 “우리나라 IT 산업의 아주 큰 가능성이 보이는 전시회”라고 평가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