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한민국 수출에 `스크래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기· 전자제품의 전년 동기대비 수출단가지수 증감율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IT 수출품목의 단가 하락과 원유 등 수입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깊은 수렁에 빠져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일 내놓은 `1분기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지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75.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떨어졌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란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며 2005년(100)을 기준으로 삼는다. 2005년에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상품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1분기에는 75.1개만 사들일 수 있었다는 뜻이다. 지수 75.1은 지난 1988년 첫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았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분기와 같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작년 1분기(80.2) 이후 4분기 연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최대 40%대에 달하는 감소율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기·전자업종의 수출단가지수 하락에 금융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홍경희 한국은행 국제수지팀 과장은 “수입단가지수가 원유 등 원자재와 소비재를 중심으로 7.3% 상승한 데 반해 수출단가지수는 반도체 등 주요 전기·전자제품이 하락을 주도한 것이 전체 지수하락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는 소득교역 조건은 수출물량지수의 상승으로 132.3을 기록, 전년 동기(132.4)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석유제품, 승용차를 중심으로 6.7% 증가했다. 수입물량지수는 기계류·정밀기기 등 자본재를 중심으로 0.5% 늘어나 플러스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은 국제통화기금(IMF) 권고를 고려, 내년 1월부터는 수출단가지수 작성을 중단키로 했다.


전기·전자제품의 전년 동기대비 수출단가지수 증감율(단위: %)

반도체, 대한민국 수출에 `스크래치`
반도체, 대한민국 수출에 `스크래치`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