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해 뛴다] 나노솔루션, 세라믹 가공 `진흙 속 진주`

광주광산업 1세대인 나노솔루션이 올해 날개를 활짝 편다.

나노솔루션(대표 문계태)은 광통신 부품인 트랜시버 리셉터클로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광주첨단산단에 둥지를 튼 나노솔루션은 10년 동안 세라믹 가공기술 개발에만 집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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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솔루션 직원들이 세라믹 가공기술을 활용해 광통신 분야 필수장비인 트랜시버 리셉터클을 생산하고 있다.

“LED 등 신사업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주변 권유도 많았지만 오로지 `세라믹 가공`이라는 한우물만 고집했다.

사업초기에는 기술력이 다소 부족해 제품결함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금은 세라믹 가공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에 올라있다. 이 세라믹 가공기술은 광통신 분야의 필수장비인 트랜시버 리셉터클에 장착돼 강도와 전달력을 크게 개선한다.

◇`거북이 경영` 눈길= 문계태 사장의 경영방침은 느리지만 묵묵히 자기 갈길 가는 `거북이`를 닮았다. 무리한 확장을 외형을 키워가기 보다는 다소 느리지만 내실을 다져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매출 역시 사업 초기 제자리서 머물다 지난 2007년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일본과 수출계약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2010년 15억원 매출을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20억원을 기록하면서 5년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강점은 부채가 없다는 점이다. 생산제품 90%가까이를 일본과 거래하기 때문에 거래대금은 모두 현금으로 받는다. 자금 유동성이 좋다. 매달 10일 현금결제 원칙도 철저히 지킨다.

문 사장은 “짧은 시간에 급성장한 회사는 쉽게 어려움에 빠진다. 금융권 등에서 외부자금을 차입해 회사를 키울 수도 있었지만 철저히 단계적 성장에 목표를 뒀다”며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이를 특화시키는 전략이 서서히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금, 설비에 재투자=나노솔루션의 가장 큰 강점은 50여종의 세라믹 분야 첨단장비를 대거 구축했다는 점이다.

광주지역에서 나노솔루션만큼 세라믹 전문장비를 보유한 기업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당 1억원이 훌쩍 넘는 장비도 10여종에 이른다. 자금여력이 넉넉하지 못한 중소기업 입장에서 고가의 장비를 다량으로 구매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나노솔루션은 장비 구입을 `최고의 투자`로 여기는 발상의 전환을 몸소 실천하는 회사다. 자체 장비가 있어야 마음껏 연구개발에 집중할 수 있고 여기서 얻은 기술력과 숙련된 직원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쟁력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밀가공기술 동남아 이전=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10년간 엔지니어로 활동한 문 사장은 자동차와 광통신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라믹 제조공정을 개발 중이다. 희토류값 인상으로 세라믹 가공제품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제품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나노솔루션은 올해부터 회사 문을 개방할 계획이다. 엔젤투자자를 대상으로 나노솔루션의 기술력과 차별성을 적극 홍보하고 외부 기술진 영입으로 신성장동력원을 발굴할 복안을 세워놨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대상으로 세라믹 정밀가공 및 사출 분야 기술이전에도 나설 계획이다. 10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든다는 기술마케팅 전략의 일부다.

문 사장은 “프레스는 붕어빵 기계에서 붕어빵을 찍듯 만들면 되지만 정밀사출은 매우 정교하고 복잡해 쉽게 접근할 수 없다”며 “세라믹 정밀가공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공정을 개발하고 기술이전을 활발히 추진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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