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등불이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등댓불 역할을 한다. 책은 나침반이다. 딜레마에 빠져 있을 때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의사결정 방향을 알려준다. 책은 길이다. 내가 가보지 않은 길이 책 속에 있다. 책을 읽고 등불을 밝힐 수 있고, 책을 통해 나침반을 얻을 수 있으며, 책을 읽고 가보지 않은 길로 갈 수 있다.
책은 또한 징검다리다. 책은 지금 여기서의 삶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의 가슴 뛰는 삶으로 연결하는 징검다리다. 책을 읽지 않으면 내 마음을 밝혀줄 수 있는 등불을 찾을 수 없으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때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을 얻지 못하며,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심을 가질 수 없다. 나아가 책을 읽지 않으면 지금 여기서의 삶에 안주하고, 꿈꾸는 삶을 살아가지 않는다.
책은 거울이다. 책을 읽으면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책을 쓴 사람과 그의 행적과 그 과정에서 고뇌했던 흔적에 비추어 나를 바라본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왜 나는 지금 이런 생각에 머물러 있으며 이 정도의 삶에 안주하고 있는지 심한 자책을 해볼 수 있는 계기도 책이 마련해준다.
책은 쟁기다. 책은 메말라가는 마음의 밭을 갈아엎어주는 도구다. 쟁기로서의 책은 굳어져가는 생각근육을 풀어주고 메말라가는 감성근육을 마사지해준다.
책은 때로는 도끼다. 굳어져가는 생각에 주먹질을 해대는 책은 타성을 깨부수는 도끼다. 책을 읽고 도끼로 한 방 맞은 기분이 들 때 책은 나에게 죽비(竹〃)로 작용하는 것이다. 죽비는 불교에서 수행자를 지도할 때 사용하는 법구(法具)다. 나태해지려는 자신을 내리치는 마음의 회초리다.
마지막으로 책은 눈이다. 온갖 시각정보나 이미지로 눈이 멀어가는 시대에 책은 눈을 뜨게 만들어주는 각성제다.
그런데 아무리 책을 많이 읽어도 산책을 하면서 읽은 책을 소화시키는 시간을 별도로 갖지 않으면 책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책보다 산책이 중요한 이유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로 이해한 내용과 가슴으로 느낀 내용을 반추해보면서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생각하는 `산책`은 책을 살아있는 내용으로 다시 부활시키는 시간이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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