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현실화는 산업용 인상에서부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전기요금 현실화 직장인 인식 설문조사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량은 2.7% 증가했지만 전력소비량은 5.3%나 늘어났다. 이미 우리나라 1인당 전력소비량은 일본, 프랑스 등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두 배가 되는 국가들 보다 더 많이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지난해 9.15 정전사태를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이번 전자신문과 슈나이더일렉트릭이 국내 직장인 550명을 대상으로 한 `전기요금 현실화 인지도 및 수용성 설문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많은 답변자들은 9.15정전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했다. 비용부족으로 인한 설비확충 지연이나 시설노후화로 또 다시 인재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의 비용증가 문제가 있지만 국가 에너지안보를 위해 감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기요금 인상 불가피=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OECD 국가 중 우리나라가 가장 저렴한 전기요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 하지만 절반 이상이 발전원가 회수율 보다 낮은 전기요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기요금 인상 수준은 10명 중 9명이 현재 요금에서 5~15% 이내가 적정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전기요금이 비싼 기준으로 OECD 국가 중 몇 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72명이 5위 이내, 187명이 10위 이내, 291명이 20위 이내라고 답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정확한 전기요금 수준을 알고 있지 않아도 발전원가 회수율의 90% 이하인 현재의 전기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에는 답변자 절반인 276명이 동의했다.
전기요금 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4인 가정의 월평균 전기요금 4만원을 기준으로 5~10%인 2000~4000원이 적정하다는 답변이 41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4000~6000원(10~15%)이 83명, 6000~8000원(15~20%)이 38명으로 조사됐으며 11명은 8000원 이상(20% 이상) 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산업용 위주로 전기요금 인상이 적절=전기요금이 물가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어섰다. 그렇지만 인상이 불가피 하다면 가정용보다 원가회수율이 낮은 산업용을 먼저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지난해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와 가계에 영향이 있었냐는 질문에 297명(54%)의 답변자가 `직접적인 영향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247명(45%)은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인상을 주도했다고 답했으며 6명은 전기요금 인상과 물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 응답자는 “성인 4인 가정의 월평균 휴대폰 요금이 20만원인점을 감안하면 전기요금은 저렴한 편”이라며 “월평균 4000원 정도는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산업용 전력 요금만 인상한다`는 답이 27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원료비 연동제 도입`이 220명으로 나타났고 `일반 가정을 포함한 전체 일률적인 전기요금 인상`은 10%인 55명만 선택해 가계 부담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9.15 정전사태 재발 방지 위해서도 필요=그동안 저렴한 전기요금으로 혜택을 누린 산업체에 대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산업체가 이를 감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기요금 인상이 국가산업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280명(51%)이 `비용증가가 문제 있지만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143명(26%)은 `그동안 저렴한 요금으로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비용증가는 타격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다. 수출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응답자는 23%인 126명이다.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이 신규설비 미확충과 시설노후화로 9.15 정전사고를 재발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319명(58%)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전사고 방지를 위해서도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절감 방법으로는 스마트그리드 확산, 고효율설비 도입 등 `인프라 개선`을 231명(42%)의 답변자들이 꼽았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