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대장정 시작, 프라이머 `엔턴십` 현장에 가다

“혼자 공연 보러 가는 사람들을 매칭 시켜주는 사업을 함께 해요.”(러브버드)

“패션에 관심이 많은데 세일 정보를 일일이 모으기가 귀찮아서 아예 세일 정보를 공유하는 회사를 만들기로 했습니다.”(세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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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 엔턴십 첫날 열린 창업콘서트. 장병규 블루홀스튜디오 대표(왼쪽부터), 권도균 프라이머 공동창업자, 이택경 프라이머 공동창업자, 장영화 오이씨 대표.

“여행 다닐 때나 방학 때 기숙사를 개방해서 쓸 수 있도록 하면 숙박 걱정이 없어지겠죠?”(돔 서핑).

스타트업 기업의 요람 `제3회 프라이머 엔턴십` 첫 모임이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넥슨빌딩에서 열렸다. 이날부터 가장 많게는 6명으로 구성된 팀을 꾸리고 약 4개월간 동고동락하며 회사를 일궈야 한다. 오전 창업콘서트부터 강연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중간 중간 쉬는 시간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할 사람을 구하느라 분주했다.

엔턴십 참가자는 총 100명, 20개팀이다. 지난 5주 동안 서류 심사, 온라인 토론을 거쳐 직접 서로를 평가해 참가팀·참가자를 약 3분의 1로 걸러냈다. 최종 목적지는 시제품을 내놓고 고객이 서비스를 찾게 만드는 것. 권도균 프라이머 공동대표는 “온라인에서 참가자들끼리 서로 논의하고 평가하게 했는데 상위권 참가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했다”며 “결국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게 이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말했다.

창업콘서트에서는 경종을 울리는 이야기가 오갔다. 이택경 프라이머 공동대표는 “2주간 온라인 토론을 하면서 `내 아이템이 세상에서 최고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라며 창업가의 열린 마음을 강조했다. 장병규 블루홀스튜디오 대표(겸 본엔젤스 대표)는 “삶과 일에 균형을 맞추려면 스타트업 안 하는 게 낫다”며 창업가의 고충을 설명했다. 취업난 해소용으로 창업에 도전하라고 부추기는 최근 여론에 비춰보면 벤처 1세대가 말하는 창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창업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해 주기 위해 탄생한 것이 엔턴십이다.

엔턴십(Enternship)은 창업·기업가정신과 인턴십의 합성어다. 권도균 전 이니시스 사장, 이택경 다음커뮤니케이션 공동창업자, 장병규 블루홀스튜디오 사장(본엔젤스 대표), 이재웅 전 다음 사장, 송영길 부가벤처스 사장이 출자해 만든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 회사다.

미국 실리콘밸리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 `500스타트업(Start Ups)`과 유사하지만 더 초기단계 기업을 선발하고 지원도 많이 한다. 창업에 필요한 사항들을 교육하고 창업 선배들이 각 팀을 일대일로 멘토링 한다. 4개월간 시제품(랜딩 페이지)을 만든 뒤 마케팅도 하고 고객에게 시연 후 평가 받는다. 9월 1일 데모데이(Demo Day)에는 절반인 10개팀만 나갈 수 있고 데모데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회사는 심사를 거쳐 본격적으로 자본 투자를 받는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프라이머 클럽` 멤버가 될 수 있다.

핀포스터, `번개장터` 앱을 서비스하는 퀵캣 등이 엔턴십 출신이다.

올해부터는 아산나눔재단 후원을 받아 지난 1·2회보다 더 큰 규모가 됐다. 참가팀이 14개에서 6개 더 늘어났다. 마지막 날 데모데이는 단순한 발표회가 아니라 부스도 꾸미고 음악밴드가 출연하는 축제로 치러질 계획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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