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으로 사용권을 확보해 특허 공격에 대한 부담 없이 증강현실(AR)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지식재산전문업체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ID·대표 허경만)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보유한 50여건 증강현실 특허를 일괄 매입했다고 29일 밝혔다. 확보한 특허는 AR분야에서 최근 등록한 것이다. 국내 출원을 마쳤고 미국·유럽·일본 등 해외 주요국 출원을 진행 중이다. 사업은 기업이 아이디어만 갖고 있으면 특허를 개발하지 않고 사용권을 확보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의자본 기반조성사업` 일환으로 진행했다.
GIST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모바일증강현실 실무반 의장을 맡고 있는 우운택 교수 주도로 AR분야 주요 특허 다수를 보유했다. 표지(마커) 없이 사물을 인식해 특정 데이터를 연결하는 `마크래스 트래킹 기술`, 두 개 이상 사물을 인식해 원하는 정보를 동시에 찾는 `멀티 트래킹 기술` 특허가 포함됐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특허청이 공동 연구한 스마트폰 패키징 사업 성과물도 담겨 있다.
ID는 이들 증강 현실 특허를 기업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 개발한다. 필요에 따라 기존 보유 특허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도 구성한다. ID는 700여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 일정 비용(사용료)을 내고 특허를 활용한다. ID가 정부 정책자금을 받는 만큼 기업에서 개별적으로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것 보다는 가액이 크게 내려간다.
사용료는 한 번에 지급하는 방식과 매년 매출에 따라 지급하는 러닝로열티 방식이 함께 사용된다. 러닝로열티는 일반적으로 매출액 기준 3~5%로 책정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내용과 활용 조건 그리고 국내에 한정 활용하는지 등을 고려해 사용료를 결정한다”며 “중소기업에 한해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용 가격을 책정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기관은 이번 사업을 계기로 증강현실 분야에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성주 GIST 과학기술응용연구소 소장은 “증강현실은 국제적으로 표준 특허화가 시작하는 분야”라며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글로벌 선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충곤 ID 부사장은 “증강현실 관련 해외 특허도 확보해 기존 특허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업이 증강현실 특허 포트폴리오를 활용한다면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용어설명(창의자본 기반조성사업)=`창의자본(Invention Capital)`을 조성해 기업이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대학·연구소로부터 미래 시장을 주도할 아이디어·특허를 매입하거나 실시권을 받아와 특허 권리를 보강하고 다른 특허와 묶어 기술별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 연료전지, 융합바이오, 스마트 TV 등 28개 전략과제를 선정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