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아 은행과 증권, 카드사 등 업종별 주요 금융사가 상반기 주력 상품을 속속 쏟아낸다.
불경기를 타고 높은 이자를 쳐주거나 안정수익을 약속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내세우며 금융 고객 선택을 기다린다.
봄맞이답게 먼저 각 은행은 새내기 직장인 급여통장과 정기예금 상품 판매에 집중한다. 사회 초년병은 이후 잠재고객으로 커나갈 수 있어 은행은 이들을 잡는 데 사력을 다한다.
무엇보다 저축은행 사태 여파로 고객이 은행권의 안정적 정기예금을 찾는 특수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0%로 올려 추가 예금금리 인상이 기대되는 만큼 은행권 정기예금 상품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 `KB첫거래패키지`를 비롯해 하나은행 `빅팟슈퍼월급통장`, 기업은행 `IBK급여통장`,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직장인통장` 등이 평균 잔고에 따라 연 4%대의 높은 금리를 주거나 ATM 수수료 면제, 대출 시 금리 우대 등 각종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은행권 봄맞이 마케팅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여성 전용 상품`이다. 여성이 가정 소비와 재테크 주도세력으로 등장하면서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여성 전용 상품은 추가 금리와 각종 수수료 면제혜택은 기본이고 비자금 관리기능이나 보험 무료가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 `명품여성통장`, 신한은행 `탑스레이디플랜 저축예금`, 우리은행 `미인통장`, 하나은행 `여우통장`, IBK기업은행 `여성시대통장` 등이 대표적이다.
봄에는 역시 각종 이벤트가 풍성하다. 특히 올봄 새 출발을 알린 외환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각종 행사로 고객을 유혹하고 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직접 모델로 나선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의 창구 수수료 자행 기준 변경을 시작으로 △고객 맞춤형 신상품 출시 △금리우대·수수료 감면 △리워드 제공 △대고객 감사 사은품 제공 등 `고객감사 새 출발 이벤트`를 연중 진행한다
금융지주회사로 새로 출발한 NH농협은행도 신상품과 이벤트를 쏟아냈다. 예·적금, 방카슈랑스 등 각종 신상품을 내놓으며 신상품 가입 시 종류에 따라 추가 금리나 각종 혜택을 준다. 퇴직연금·개인사업자 이벤트 외에 홈페이지 이벤트도 열었다.
국민은행은 민병덕 행장이 봄맞이 이벤트로 서울 거리에서 시민에게 물티슈와 봄맞이 화분을 전달하는가 하면 `락스타 신학기 고객 이벤트`를 비롯해 스마트폰 및 인터넷 뱅킹 이벤트도 열고 있다.
우리은행도 신학기를 맞아 20대 전용 브랜드 `20대, 우리`를 만들고 브랜드 출시 기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증권업계도 봄을 맞아 안정과 수익을 모두 좇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은퇴자산관리 상품이 대표적이다.
ETF는 직접 투자에 비해 위험성이 적고 안정적이다. 개별 종목은 면밀한 기업분석과 산업 이해가 필요한 반면에 ETF는 거래소에 상장된 대표 우량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은퇴자산 관리 상품도 인기다. 월 지급식 상품뿐만 아니라 안정성 높은 채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밖에 자산배분형 랩 상품도 여전히 찾는 고객이 많다.
카드시장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압력과 정부 규제 강화 움직임 등으로 봄다운 봄을 만끽하진 못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모바일카드 등 차세대 스마트 카드 시장을 중심으로 치열한 각축전이 한창이다.
BC카드가 차세대모바일카드를 기반으로 출시한 `업턴(Upturn)카드`는 통신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일명 `통신비 특화카드`다. 스마트폰 보급이 일반화되면서 통신비용이 가계 지출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카드로 BC카드 모기업인 KT의 이동통신 요금 자동이체를 신청하면 전월 사용실적에 따라 플라스틱카드는 월 최대 1만1000원을, 모바일카드는 월 최대 1만4000원을 각각 청구 할인받을 수 있다.
하나SK카드는 자사 모바일카드 고객이 초콜릿, 티몬, 11번가, CJ오쇼핑,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예스24 국내 7개 대표 모바일 쇼핑몰 이용 시 최고 30%까지 할인해준다.
봄맞이 이벤트 하면 카드업계를 빼놓을 수 없다. 하나SK카드는 웨딩 시즌을 맞아 신혼부부에게 청첩장과 웨딩카를 제공하는 웨딩 이벤트를, 신한카드와 현대카드는 각종 콘서트 등 문화 행사에 집중하고 있다.
류경동·이경민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