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74>석·박사 위의 학위

우리가 공부하는 1차 목적은 자신이 쌓은 전문성으로 자신의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있다. 그런데 우리가 공부하는 더 중요한 목적은 내가 쌓은 전문성을 전문성이 부족한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활용하는 데 있다. 사람은 남에게 인정받고 싶은 개인적 욕구도 있지만, 남과 더불어 보다 밝은 사회, 함께하면 더욱 즐겁고 신나는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이타적 욕구도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고 추구한다.

따라서 공부를 계속하는 목적도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힘들고 어려운 문제를 함께 해결함으로써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건설하는 데 있다. 그래서 `학사`와 `석사` 그리고 `박사` 위에 존재하는 더 높은 학위가 있다. 바로 `밥사`와 `술사` 그리고 `감사`와 `봉사`라는 학위다. `밥사`는 함께 일하는 동료를 위해 기꺼이 밥 한 끼 사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주는 학위고, `술사`는 힘들 때 고민을 함께 들어주면서 술 한잔 사는 사람에게 부여하는 학위다. `감사`는 못 가진 것을 가지려고 욕망에 이끌려 사는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에 만족하고 매사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사람에게 주는 학위다. `봉사`는 가진 것을 남과 나누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꺼이 노력하는 사람에게 주는 학위다.

대학을 졸업하고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대학원에 입학해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 이제 해당 분야에서 전문가적 식견과 안목을 겸비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남을 위해 사용할 줄 아는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다. 그래서 박사 학위 취득 이후에 반드시 추가로 더 체득해야 할 학위가 바로 `밥사`와 `술사` 그리고 `감사`와 `봉사` 학위다.

감사하는 마음과 봉사하는 정신을 갖추고, 감사를 실천하고 봉사로 나눔의 덕을 베푸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의 지름길은 소유에 있지 않고 지금 갖고 있는 작은 것이라도 감사하게 여기고 이것을 기꺼이 남을 위해 사용하는 봉사에 있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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