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괴물, 이번엔 '중소·중견기업' 노린다!

중소기업 특허분쟁 피소 건수 대기업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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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인식솔루션업체인 슈프리마는 지난해까지 2년여에 걸친 미국 지문인식업체 크로스매치와 특허권 분쟁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소송비용으로 48억원을 날리다시피 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60억원의 80%에 이른다. 인쇄회로기판(PCB) 소재 업체인 이녹스는 올해 들어 일본 히타치화성으로부터 대만법원에서 특허침해소송을 당했다. 대만 수출을 앞두고 발목을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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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소·중견기업이 당하는 국제 특허분쟁건수가 대기업 수치를 넘어섰다.

심해지는 글로벌 업체의 견제에 대기업은 그나마 대응력을 갖췄으나, 중소·중견기업은 소송 비용급증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특허 경고장을 받는 특허 분쟁이 대부분 기업 비밀이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까지 고려하면 중소·중견기업 특허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됐다.

23일 특허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국제 특허분쟁은 62건이 발생, 전년 대비 10건 이상 늘었다. 반면에 대기업은 크로스라이선스 등 적극적인 대응 덕에 52건으로 전년 대비 28.7%(21건) 감소했다.

국내 기업과 분쟁이 잦은 미국·일본 등의 국제 특허소송 비용도 증가 추세다. 실제로 서울반도체가 닛치아와의 2006년부터 3년간 특허소송으로 2008년에만 323억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은 증시에 유명한 일화로 남았다. 서울반도체는 이 때문에 2008년 11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소송비용으로 영업이익을 날린 셈이다. 국제특허 소송 비용 증가는 중소·중견기업에 경영상 치명적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 특허 소송에서 특허전문관리회사(NPE)를 내세우는 것도 한 특징이다. 애플이 NPE인 디지튜드이노베이션에 특허권을 이전해 2000년대 중반부터 삼성전자, HTC, 모로로라, 노키아 등과 특허권소송을 벌이고 노키아가 시스벨모사이드, 마이크론이 RRR, 반도체 기업인 르네사스가 아카시아 등에 특허권을 이전해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김홍일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대표는 “스마트폰 한대에 소프트웨어(SW), 안테나 등을 포함 7만6000여개 특허가 걸릴 만큼 IT제품은 특허 복합체”며 “그런데도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지식재산에 대한 인식이나 전문역량에서 초보적인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으로 NPE를 대리인으로 특허소송을 벌이는 사례가 늘어 국내 기업들도 이에 대비해 IP 자산 활용에 관심과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프/국내기업 국제 특허 분쟁 피소 건수

자료:특허청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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