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승열 한국애질런트 사장

“혁신도 혼자 하는 것보다 머리를 맞대는 게 더 낫습니다. 정보기술(IT)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점차 빨라지는 지금, 협력 형태의 혁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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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 한국애질런트 사장(58)은 수요 시장 변화와 융합 트렌드에 따라 계측기도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확장성이 높아진 계측기를 예로 들었다. 과거에는 원 박스 형태의 계측기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모듈 형태 제품도 많이 출시되고 있다. 모듈 형태 계측기는 레고처럼 조립·분리하면서 요구하는 특성에 맞춰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고주파 계측장비를 붙이면 혼선이 생기는 문제 때문에 과거에는 모듈 형태 제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은 반도체 기술이 발달하면서 노이즈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고, 모듈 형태 계측기는 일반화될 수 있었습니다. 고정관념에 빠지면 기술의 진보를 간과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은 1984년 삼성HP로 입사해 지금까지 한국애질런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28년의 세월은 젊은 평사원이었던 그를 나이 많은 사장으로 변모시켰다. 그는 한국 IT 산업 변화를 두 눈으로 지켜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금의 성과에 자부심이 크다.

“과거에는 일본에서 최첨단 계측기 승인이 난 후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되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이 일본을 대신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국내 세트업체들이 첨단 IT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고, 계측기 회사에 요구하는 기술 수준도 높아졌기 때문이죠.”

애질런트 본사는 한국을 이미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중국·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이 바로 우리나라다. 국내 계측기 시장은 일본의 절반 규모에 불과하지만, 고가 계측기 비중이 커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일본 못지않게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실제로 애질런트는 연간 약 400개 신제품을 한국에서 발표하면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IT뿐 아니라 자동차 전장·항공 등 여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애질런트는 자동차·항공우주 등 새로운 영역에 인력 배치를 확대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사업에서 생긴 업무 공백은 생산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웃소싱을 활용해 상당 부분 해결했다. 김 사장은 향후 매트릭스 조직 운영 방식을 더욱 확산시켜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직원들이 정말로 일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항상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저 스스로 혁신을 게을리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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