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주식을 액면분할 한다. 소액 투자자를 배려하고 창업주 의결권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다. 전문가들은 주주들 눈치를 보지 않고 인수합병(M&A) 등 장기적 투자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고 풀이했다.
구글은 1분기 실적과 함께 기존 주식 1주를 2주로 액면분할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1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구글의 거래주식 수는 두 배로 늘고 주당 가격은 절반으로 준다. 주가가 떨어지기 때문에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고 소액투자자도 투자가 가능해진다. 구글이 주식을 이용해 매입한 회사에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된다.
중요한 것은 주식 1주를 2주로 쪼갤 때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와 의결권이 없는 무의결권주로 나뉜다는 점이다. 구글은 보통주를 그대로 둔 채 무의결권주도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다. 그동안 직원들에게 보상으로 스톡옵션을 나눠주거나 주식을 팔아 기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구글은 보통주를 사용해왔다. 의결권을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기 때문에 창업주들로서는 의결권에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번 액면분할로 주식을 사용할 일이 있을 때 래리 페이지나 세르게이 브린은 새로 발행한 무의결권 주식을 사용함으로써 의결권을 빼앗길 염려 없이 투자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창업주는 의결권 주식 56.7%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의결권을 잃을 일이 없어진 구글 창업주들은 장기적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구글은 최근 “기업공개(IPO) 이후 주주를 의식해 단기적인 실적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핵심 경쟁력인 검색엔진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하지 못하고 60여개 서비스를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내며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는 것이다.
구글은 오는 6월 열리는 연례회의에서 액면분할 계획을 최종 승인받을 방침이다. 구글은 1분기 매출액 81억4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24% 성장했으며 순이익은 27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래리 페이지는 “구글이 지속적으로 큰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나와 세르게이 브린 두 사람이 절반 이상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특수한 지분 구조를 유지하도록 해줘야 한다”며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의 비판을 일축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