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지역전문가들 만나 `함박웃음`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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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 공정위 조사 방해 등으로 어두웠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모처럼 웃었다. 지난 1990년에 도입한 지역전문가 제도와 여성 인재 양성 방안이 실효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0일 삼성 계열사 임직원들과 가진 오찬에서 “지역전문가 제도 대상에서 여성 비율을 현재 20%에서 30% 수준으로 확대하고 운영기간도 지역에 따라 기존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늘리라”고 지시했다.

삼성그룹은 올해부터 지역전문가 제도 확대를 위해 사내공모를 활성화하고 경력, 보상, 평가 등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인력 파견 규모를 확대하고 우수 여성인력 양성을 위해 파견 지역과 선발방식을 다양화한다.

해외 현지 선발인력을 한국 본사로 파견해 일정 기간 근무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제도`도 확대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200명 이상의 현지 채용 인력이 본사에서 근무했다.

삼성그룹의 지역전문가 제도는 지난 1990년 이 회장이 직접 제안해 운영하고 있다. 과장급 이하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하며 부서장 추천과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현재 50개국에 285명이 파견돼 있으며 현지에서 자율적인 활동을 통해 언어와 문화를 익히며 지역전문가로 육성된다. 지난 20년간 총 80개국에서 4400명을 양성했으며 총 양성 인원의 60%를 전략 지역으로 파견해 현지 전문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 날 오찬에는 지역전문가 제도를 거친 계열사 임직원 7명이 이 회장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임직원들은 “새로운 문화·사람·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조기에 적응하고 생각을 현지화 할 수 있는 글로벌 감각을 터득할 수 있었다”고 공통된 의견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1987년 회장 취임 직후 지역전문가와 탁아소 제도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제시했는데 당시 모든 사람이 반대해서 답답했다”며 “이제 지역전문가 제도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고 임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주니 뿌듯하고 고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 “앞으로 계속 발전하려면 5년, 10년, 20년 뒤에 회사와 사회가 어떻게 바뀔지 가늠하고 이에 맞춰 본인이 달라져야 할 방향을 늘 생각해야 한다”며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한 말은 바로 이런 뜻”이라고 조언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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