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제품 혼합판매해야 가격 낮아져"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혼합판매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9일 `혼합판매 현물 전자상거래 새로운 석유시장 소비자에게 과연 이득인가`라는 주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 대부분은 석유제품의 혼합판매가 전제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혼합판매가 이뤄져야 정유사들이 주유소 유치를 위해 가격경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현재 혼합판매는 법적으로 허용돼 있지만 정유사와 주유소간 사적 계약으로 인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유사가 해당 주유소에서 다른 제품을 팔지 못하도록 조건을 달기 때문이다.

윤원철 한양대 교수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합의해 혼합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혼합판매 제품의 저장탱크를 구분 저장하는 요건을 완화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욱 한국거래소 부장은 “현재는 석유제품 전자상거래가 상표별로 시장이 열려 경쟁이 제한적”이라며 “상표 구분 없이 하나의 종목으로 모든 참여자가 매매할 수 있도록 완전경쟁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은 “정유사들은 2010년에 이미 전체 물량의 41.9%를 서로 교환해 판매하고 있다”며 “혼합판매를 위해 정유사와 주유소간 사적 계약이 원만하게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혼합판매 확대는 소비자 선택권을 기만하고 기업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유업계가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일순간에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원철 석유협회 상무는 “모든 제품은 소비자가 인식하는 표시와 내용이 일치해야 하고 이는 정부에서도 표시광고법을 통해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중에 품질 문제가 생겨도 정유사가 책임질 수 없게 돼 가짜 석유가 범람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교수는 “혼합판매는 품질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선택권과 기업의 상표권에 대한 문제”라며 “가격만 낮추는 것보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