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가전=보급형` 고정관념을 깬 프리미엄급 디자인·성능 가전제품. 이른바 `프리미니(Premium+Mini)` 가전이 새로운 카테고리로 부상하고 있다.
가전사들은 경제력 있는 1인 가구 확산을 겨냥해 감각적 디자인과 성능이 우수한 프리미니 가전으로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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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주로 주방 소형가전에 적용되던 프리미니 가전 개념이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냉장고, 정수기, 커피머신, 압력밥솥 등 전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용량을 줄인 소형가전이 아닌 성능과 디자인을 겸비해 인테리어는 물론 믿음을 주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셈이다.
지난해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율은 24.4%로, 사상 처음 4인 가구(23.1%) 비율을 넘어섰다. 미국은 지난해 1인 가구 비중이 28%로 역사상 가장 높았다. 이들의 연평균 지출은 2010년 3만4000달러로 2인 가족 이상(2만8000달러〃인당)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싱글족을 겨냥한 가전 시장 규모를 추산하기는 힘들지만 관련 제품 판매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고 1인 가정수도 확대되고 있다”며 “틈새시장을 넘어 새로운 가전 카테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곡선형 디자인과 감각적인 색상으로 인테리어 가전을 구현했으며 용량은 197ℓ, 177ℓ며 출고가는 47만~50만원대다. 대부분의 기존 1인 가구용 냉장고가 50~100ℓ 수준으로 10만~20만원대를 형성한 것과 다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120ℓ급 미니 인테리어 냉장고, 6㎏ 소용량 일반 세탁기, 15ℓ 전자레인지 등의 소형가전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특히 전자레인지는 조리 실용면적이 20ℓ 제품과 동일하면서도 공간 활용성을 높여 출시 1년 만에 누적 2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최근에는 벽에 걸 수 있는 3㎏ 용량 드럼세탁기 `미니`를 출시했다. 싱글족은 물론 일반 가정의 보조 세탁기 시장이 주 타깃이다. 가격은 40만원대.
박명균 대우일렉 한국판매본부 상무는 “싱글족 겨냥 제품은 크기는 소형이지만 기능은 기존 주력제품과 다르지 않은 프리미엄 기능과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며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크기와 스타일로 매출 신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3~4인 이상 가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김치냉장고도 싱글족 제품으로 재탄생해 인기를 끌고 있다. 파세코 소형 김치냉장고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2.4배 증가했다. 용량은 71ℓ로 300ℓ급 용량이 대부분인 일반 김치냉장고 대비 4분의 1 크기에 불과하다.
박재형 파세코 마케팅팀 부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소형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1인 가구 오피스텔에 공급하고 있는 빌트인 소형 의류관리기도 반응이 좋아 독립형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기 시장도 소형 제품이 시장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폭이 18㎝에 불과한 `한 뼘 정수기`를 선보였고 청호나이스는 초소형 얼음정수기 `쁘띠`를 출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기능을 다양화하고 크기는 최소화한 정수기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정수기를 사용하는 1인 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선보인 얼음정수기 `미니`는 10만대 판매를 돌파했고 올해 신제품 `쁘띠`는 20만대 판매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