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청춘과 봄의 시작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청춘(靑春)은 언제 들어도 설렌다. 겨우내 움츠린 굳은 땅과 살얼음을 제치고 어김없이 봄은 새 희망을 품고 새로운 생명과 기회의 세상을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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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정을 산업 곳곳으로 전파하고 한국경제를 다시 한 번 날아오르게 할 기업가정신을 대한민국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을 위한 성장동력으로 삼아가자는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우리 세대와는 달리 무수한 정보와 기회가 주어지는 글로벌 시대에서 젊은이들이 좁은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기 위해선 그들에게 세계 최초, 최고가 될 수 있다는 1등 의식과 철학을 먼저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의 행사였다.

한국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이끈 기업도 그 시작에는 한국전쟁 후 황폐한 농업 시대에서 잘 먹고 잘 살아 보자는 더 나은 산업에 대한 도전이 있었다. 역사 속에 유례없는 기적적인 경제 성장도 새로운 기회와 희망을 찾던 우리만의 정신이 토대가 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도전과 개척 정신이 대한민국 산업 환경 속에서 자리를 찾지 못한다. 젊은이들조차 꿈을 향해 도전하는 것보다 쉽고 편한 길에 안주하려 한다. 목이 마르면 우물을 파겠다는 생각보다는 남이 파 놓은 우물에서만 물을 찾는다.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분야는 따로 있다. 내가 박지성보다 축구를 못한다고 나의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젊은이 각자가 당장 하고 싶은 것보다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찾아 도전하고 세계 무대에서 당당해 보겠다는 꿈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사회 전체가 함께 도와야 한다.

지금 우리 시대 젊은이는 아직 가치를 확인할 수 없는 작은 씨앗에 불과하다. 씨앗 안에 나무 뿌리와 잎, 그리고 열매가 들어 있지 않듯 지금 당장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그 안의 가능성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씨앗이 새싹에서 나무로 자라 열매를 맺기까지 가장 필요한 것은 적절한 환경이다. 청년 기업가 육성도 같은 맥락이다.

물만 준다고 나무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듯 일시적인 자금만 지원한다고 바로 성공하는 청년 기업가가 탄생하는 것은 아니다. 영양가 많은 토양이 필요하고 적절한 온도도 유지돼야 한다. 때론 잡초를 뽑기도 하고 어느 정도 새싹이 성장할 때까지 누군가 함부로 밟을 수 없도록 보호도 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성공적인 기업가정신 탄생을 위해 이런 사회 전반적인 움직임이 절실하다. 우리 청년이 창조한 제품, 혁신적인 기업문화로 세계를 주름잡는 최고 기업과 기업가가 지속적으로 탄생하고, 외적인 경제 성장과 사회 구성원의 행복이 동반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진정으로 행복한 미래를 위한 준비임을 사회 전체가 공감하고 동참해야 한다.

누구나 어떤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는 자주 만나게 되는 동일한 과정과 어려움이 있다. 청년들이 모든 일을 스스로 부딪쳐 극복해 나가는 것도 경험이다. 하지만 기존 세대가 경험한 불필요한 고생을 하지 않게 하고 양질의 경험만을 쌓아 세계적인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은 청춘을 위한 우리 선배 리더들의 몫이다.

봄, 새싹, 청춘은 모두의 새로운 희망이자 기회다. 지혜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문화를 통해 세습적 고생을 단절하고, 좀 더 집중해야 할 중요한 과제에 모든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가야 한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창조와 혁신을 통해 5만달러 산업 선진국의 행복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키워가길 청춘에게 당부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cj_hwang@kov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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