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석 지음, 북바이북 펴냄
“3등은 괜찮다. 3류는 안 된다.”(부활 리더 김태원)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분파”(김제동)
참 보석 같은 말을 모은 매력적인 책입니다. 우리 시대, 함께 호흡하는 이들의 육성으로 우리의 가려운 데를 긁어주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것만이 이 책을 빛나게 해주는 건 아닙니다.

우선 이 책은 그럴 듯하거나 멋진 말, 촌철살인의 핵심을 찌르는 촌철살인의 한 마디를 단순히 모아놓은 책이 아닙니다. 말을 한 이나 글을 쓴 당사자들이 화제가 되라고 한 말도 아니겠지만 흔히 보는 명언집이 아니란 거죠. 기자, 출판평론가 등 26명의 내로라는 글쟁이들이 발언 당사자를 평하면서 전후 사정을 풀어낸 에세이집입니다. 물론 책을 빛나게 하는 것은 곳곳에 수록된 안철수, 이외수, 진중권, 공지영 등의 발언이죠.
그것으로 그쳤다면 뜻은 깊었겠지만 싱거웠을 겁니다. 투표율이 저조해 아예 개표도 못한 채 오세훈 시장이 사퇴했던 지난해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를 두고 “25.7%의 투표율은 사실상의 승리”라 했던 홍준표 당시 한나라당 대표, 여기자들도 있는 자리에서 성형수술 붐을 꼬집는다고 “룸(살롱)에 가면 자연산을 찾는다”고 한 안상수 한나라당 전 대표의 발언과 그 패러디도 다뤘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우리 시대의 말말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며 블로그가 어지간한 언론의 위력을 찜져 먹는 시대에, 일반인들에게 울림이 큰 - 그러니까 공감이든 반감이든 - 발언의 맥락을 짚어낸 것이죠.
책 말미에는 어록의 사회적 의미를 톺아본 글이 두 편 실렸는데요, 거기 김제동이 왕따 문제에 관해 언급한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우리 어렸을 때 `깍두기`란 말이 있었다. 운동신경이 좋지 않은 아이를 한 쪽 팀에서 떠안을 때 그렇게 불렀다. `깍두기`는 승리의 기쁨은 함께 누렸지만 패배의 책임은 묻지 않았다. 우리가 약자와 함께할 때는 이런 포용력이 필요하다.”
이거 왕따 문제에 관련해서만 듣기는 아까운 말 아닙니까. 도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 그런데 이 책만 읽지 말랍니다. 우리 시대 깨어있는 이들의 귀한 어록만 따먹는 것은 `맛보기`라서 정신을 살찌우지 못한다네요. 이들의 저작을 읽으라는 거죠. 이렇게 써있습니다. “빨간 줄만 긋지 말고 본문을 읽자.”
* 책 속의 한 문장: 모든 집회나 시위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제발 우리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신이 왜 위대하냐. 말없이 들어주기 때문이다. 소주병이 왜 위대하냐. 말없이 들어주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메키아 (www.mek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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