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스마트 시대, TV의 변신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장 hnkim@etri.re.kr

최근 삼성전자는 2012년형 스마트TV 광고에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를 모델로 내세웠다. 광고에서 그는 영화나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미래기술이 스마트TV를 통해 마법처럼 실현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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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까지 한국은 디지털TV 생산 세계 1위였다. 일본 내 10여 개 업체 매출을 다 더해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매출을 넘어서지 못했다. 올해도 우리나라가 정상을 지킬 수 있을까?

스마트폰이 주목받으며 세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노키아가 몰락했다. 대신 휴대폰과 전혀 관계없어 보이던 애플이 급성장 가도를 달렸다. TV시장에서도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국내 업계에서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현재 TV시장 경쟁 양상을 보면 대체로 세 가지로 정리된다. 우선 인터페이스 경쟁이 치열하다. 스마트TV의 복잡한 기능을 수용하기에 현재의 리모컨은 한계에 직면했다. 애플의 음성인식 엔진 시리(Siri)가 애플 스마트TV에 탑재될 것이라고 알려지면서 TV 및 관련 업계들은 음성·동작·얼굴인식 등의 멀티모달 인터페이스 개발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세계 1위 TV업체인 삼성전자도 2012년형 스마트TV에 음성인식과 동작인식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TV를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

둘째, 생태계 경쟁이다. 스마트TV 및 스마트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는 기존 방송 이외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제조사, 구글과 야후 같은 인터넷 사업자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인텔까지 뛰어들었다. 콘텐츠 유통 시장 주도권을 잡기위한 경쟁이 경계도 없이 펼쳐지고 있다.

셋째, 가격 경쟁도 대단하다. 최근 이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유통업체들이 국내 중소기업 및 대만 제조사 디지털 TV를 50만원 미만으로 판매하면서 저가형 디지털TV가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이러한 움직임이 이벤트성 한정판매에 그치고 있으나 지속적인 제조원가 하락으로 저가형 디지털TV 시장이 점차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오락형 디바이스가 확산하면서 일반인 TV 시청시간이 줄고, 올해 말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된다는 점 또한 저가형 디지털TV 시장 활성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업체들이 고민하고 있는 요소는 2가지다. 시장 주도권 유지 여부가 첫째고, 다양한 단말에서 TV 시청이 가능한 상황에서 TV 성장세가 계속 될 것인가가 둘째다.

고민은 결국 TV에서 풀릴 것으로 본다. TV는 3가지 강점이 있다. 첫째, 빅 스크린이라 실감미디어 전달능력이 뛰어나다. 둘째, 초고속 인터넷 연결이 쉬워 빅 데이터 전달처리가 가능하다. 셋째, 가정 중심에 존재하기에 향후 디지털 홈 세상에서 전자기기 간 연결 통로이자 정보센터 역할을 할 수 있다.

차별화 전략과 매력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부분 단말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고, 저가형 TV로도 충분히 선명한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전제품을 뜻하는 `린백(Lean back)`에 익숙해진 시청자를 스마트TV로 유인할 수 있는 길은 차별화된 기술개발뿐이다. 카퍼필드 광고처럼 이용자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을 마법 같은 TV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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