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 1호기 전원 상실 사고 은폐 파문으로 지식경제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고개를 숙였다. 사고 관련 관계자 문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원전사고 보고체계 재조정과 예전 유사사고의 전수조사도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최근 고리원전 1호기에서 정비 중 발생한 전원 상실 보고지연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관계법령에 따라 사소한 문제라도 보고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분명히 문제였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원전 안전은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홍 장관은 “작업자 조작 실수로 외부 전원 차단기가 끊기고 디젤발전기가 작동되지 않았지만 당시 외부전원이 계속 살아있었고 대체 비상디젤발전기 가동이 가능했기 때문에 원전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고리 1호기는 정비보수를 위해 지난달 3일 가동이 중단됐으며 9일 전원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한 달 넘게 숨기다가 지난 12일에야 늑장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도 지난달 `원전 고장정지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한 이후 발생한 사고여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고리원전 1호기 전원 상실 사고 이후 한 달이 지난 11일 오후에 신임 고리본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며 “원전은 안전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자괴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원전운영 보고체계를 재정비할 계획이다. 특히 필요하면 기존에 있었던 유사 사고도 전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보고하지 않은 당사자와 관계자는 반드시 문책할 것”이라며 “원전을 운영한 한빛파워에는 협력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며 또 다른 협력사 계약도 모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원전 전문가는 “작업자의 조작실수가 한 달가량 보고되지 않았고 당시 고리 1호기에 근무하는 직원이 100여명 있었음을 감안하면 내부적으로 보고가 없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한수원의 이번 사고 조직적 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김동석기자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