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이슈] 데이터 빅뱅

지난해 페이스북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분야는 바로 데이터센터 관련 사업이다.

놀라운 사실은 최근 페이스북이 독자적으로 연구해온 데이터센터 및 서버 운용 최신 기술을 상세히 담은 `오픈컴퓨터프로젝트`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사이트 운영 초기 시절부터 소프트웨어, 서버, 데이터센터 등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적으로 설계해 구축한 노하우를 공개했다.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연구했던 성과물을 대가없이 공개해 파격적이라는 평을 들었다. 그뿐만 아니다. 페이스북은 우리 돈으로 9000억원이나 되는 거금을 들여 스웨덴 북부의 룰레오 시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립을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2만6446여㎡(8000평)가 넘는 규모에 건물 세 채로 구성된다.

거대 IT 공룡인 페이스북이 이처럼 데이터센터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페이스북 이용자가 8억명을 돌파하면서 사이트 내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크 먼로 더 그린그리드 이사는 “페이스북 같은 기업에 데이터센터는 제조업체의 공장, 즉 심장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더욱 IT에 의존하게 되면서 데이터센터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접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자 수는 5년 전 10억명이었지만 현재 21억1000만명으로 증가했고 스마트폰 보유자는 현재 5억명에서 2015년 20억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웹 사이트 수는 15년 전 1만8000개에서 현재 2억1500만개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 많은 데이터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바로 데이터센터에 고스란히 저장된다. 내가 보낸 이메일은 유럽 어딘가의 데이터센터에 저장되고 내가 보낸 스마트폰 메시지는 미국 어딘가에 있는 데이터센터에 저장된다.

선진국 정부와 기업, 소셜미디어 영역에서 인터넷과 IT 사용이 팽창하며 많은 서버와 스토리지 수요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 전력 공급, 냉각, 설비 유지 등에 더 많은 데이터센터 설립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경기 하락과 상관없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데이터센터 중요도가 커지고 있다.

`DCD 인터스트리 센서스 2011`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300억달러가량이었으며 향후 1년간 12% 증가한 3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5400여 운영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조사 대상 데이터센터 시설은 10만여개로 올해 7%나 증가한다. 데이터센터 랙 수는 770만개로 올해 15% 증가가 예상되며 에너지 소비량 역시 19%나 증가해 37GW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1GW는 75만~100만 가구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다.

올해 가장 투자금액이 높게 나타난 지역은 미국, 투자 성장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동남아시아다. 한국은 아직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미국 서부는 35억달러, 미국 동부는 29억달러, 미국 중부는 28억달러 등 올해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금액은 총 92억달러로 예상된다. 영국은 전년 대비 25% 성장한 33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2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이 31억달러로 3위였다.

신흥시장은 데이터센터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터키, 브라질, 콜롬비아가 각각 60%, 45%, 40%로 1~3위를 차지했다. 투자금액 역시 동남아시아가 평균 118% 성장세를 보이며 다른 국가들을 크게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이 구축되는 지역은 어디일까. 바로 유럽이다. 유럽은 미국보다 비교적 건립 허가를 받기 용이한데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여 있어 가열된 데이터센터를 냉각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런던 등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밀집 지역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도 데이터센터 국가에 동참하고 있다. `타리프 컨설턴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 동안 유럽 데이터센터 공간은 연평균 28% 증가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유럽 데이터센터 산업 매출은 연평균 5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유럽 최대 단일 데이터센터 지역은 런던이었으며 런던은 높은 부동산 비용에도 상호 연결된 생태계 장점에 힘입어 다수의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립을 유치했다. 인터락시옹, 텔레하우스 유럽 등이 모두 런던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했으며 이러한 흐름은 데이터센터 건립 비용 하락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기업이 앞으로 데이터센터 기술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보안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다. 지원과 서비스는 물론이고 현재 인프라와 통합이 잘 되는지도 고려할 만한 요소다. 이처럼 데이터센터가 중요한 IT 우선순위가 되면서 IT 의사결정권자들은 향후 발생할 도전과제에 대비하는 데 전략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은 폭증하는 데이터 양과 씨름해야 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함께 아직 발굴되지 않은 가치를 수익화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분석 도구를 개발하는 과제에 직면한 것이다. 이를 `빅데이터 시대`라고 부른다.

향후 2년간 전체 IT 예산 증가율보다 데이터센터 투자 성장률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IDG가 발표한 `데이터센터서베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체 IT 예산 28%가 데이터센터 영역에 사용되고 있다. 그만큼 주요한 전략적 초점이라는 의미다. IDG는 향후 2년 동안 이 숫자는 일관성이 유지될 것이지만 전체 데이터센터 투자는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범람하는 데이터 폭증 시대를 맞아 향후 기업이 내놓을 데이터센터 전략이 얼마나 잘 먹혀들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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