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R&D 4.0 시대를 연다(1)]<기고> 윤 차관 `국민이 행복한 2조불 시대 R&D 만들터`

지난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경제사에 자랑스러운 한 획을 그었다. 이는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남유럽 재정위기 확산 등으로 불안한 세계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관이 합심해 달성했기에 더욱 자랑스러운 역사적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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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2조달러의 새로운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함과 동시에 대·중소기업 간의 불균형 성장이 남긴 과제들을 극복해 나가야할 것이다.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Fast Follewer)로서 추격형 R&D를 통해 양적으로 급성장했지만, 글로벌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에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R&D 혁신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고 무역규모 1조달러를 넘어 국민이 행복한 2조달러 경제로 도약을 위해서는 산업기술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먼저 도전적 R&D를 위해 목표를 높게 설정하고 성실히 수행한 경우에는 연구자 책임을 묻지 않도록 했다. 대규모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개발에 적극 도전하도록 하고, 실패가 미래 자산이 되는 연구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창조적인 R&D 성과 도출을 위해 산업과 산업, 기술과 기술 간의 융합을 넘어 기술과 인문학적 상상력이 접목하는 기술혁신이 중요해지고 있다. 지경부는 인문기술융합연구소(가칭)를 설립해 기술과 인문이 융합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기술과 인문의 융합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SNS 기반을 활용해 국민과 실시간 소통기회를 확대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의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R&D 프로세스별 제출서류 간소화, R&D 평가절차 간소화 등을 통해 연구자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연구자와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중소·중견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R&D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지경부 R&D 예산 중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지원을 2010년 28%(1조2000억원)에서 2015년 40%(2조원)로 확대할 계획이다.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R&D 혁신방안 추진 시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한 기술은 창조적이고 새로워야 한다. 하지만 반드시 첨단기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수요자 요구에 기반을 둔 기술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수요자들은 인터넷 보급 등 방송통신의 발달로 고품질 제품을 더욱 많이 접하고 있는 반면에 지속된 경기침체는 저가격을 선호하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수요자들은 고품질·저가격을 모두 충족하는 어포더블 프리미엄(Affordable Premium)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어포더블 프리미엄 제품은 첨단기술이 아니더라도 기존 기술의 개선, 장점 극대화, 융합 등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젤 엔진에 다양한 친환경 기술을 도입한 클린디젤차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대중화되기 전인 상황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어포더블 프리미엄을 충족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이를 위해 정확한 수요 우선순위 파악을 바탕으로 꼭 필요한 기술만을 제품에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품소재 경쟁력 강화를 통해 고성능·저가격의 부품소재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외부 혁신역량을 활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도 필요할 것이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국민이 행복한 2조달러 경제를 이끌기 위해서는 R&D 투자가 질 좋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전문기업이 많이 생겨나야 산업의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경제적 성과가 국민의 삶의 질 제고로 확산되는 R&D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 szyoon@mk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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