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원 퍼블스튜디오 대표는 지난주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 부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던 그에게 창업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어머니 역시 처음엔 창업을 반대했다. 일주일 내내 중소기업연수원에서 공부하고, 주말에는 컴퓨터 강사로 생계를 유지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어머니 마음도 편치 않았다. 하지만 창업사관학교 졸업식 날, 어머니는 “고생하며 시작한 사업, 반드시 성공하라”며 “잘된다고 교만하거나 어려운 사람 업신여기지 말고, 네가 힘든 세월을 살아온 것처럼 누군가는 힘들다는 것을 알고 배려하기 바란다”고 아들에게 당부했다. 그리고 “어머니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지금까지 아팠던 마음 위로하겠다”고 말하는 아들을 뜨겁게 껴안았다.

#강지훈 강앤박메디컬 대표도 지난주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1기 졸업장을 받았다. 40대인 그는 한차례 큰 실패를 경험했다. 2005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창업한 회사가 3년도 안 돼 문을 닫았다. 셋집 보증금을 빼 자금을 대고 가족들은 찜질방 생활을 했다. 그러나 결국,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졸업식장에서 강 대표는 “사관학교 1년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기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관학교에서 강 대표는 오석송 바이오메드 회장을 멘토로 만났다. 오 회장 역시 젊은 시절 사업에 실패한 후 소주와 수면제를 먹고 아버지 산소를 찾은 경험이 있다. 깨어나 생각해보니 죽을 생각으로 하면 무엇을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목숨 걸고 다시 도전해 결국 사업에 성공했다. 이런 두 사람이 창업사관학교에서 `멘토`와 `멘티`로 인연을 맺었다. 졸업식 날, 멘토에 대한 감사편지를 낭독한 강 대표는 “멘토의 파이팅하자는 한마디가 큰 힘과 용기가 됐다. 앞으로 파이팅하는 삶을 살겠다. 존경한다. 사랑한다”며 울먹였다.
창업은 분명 고난의 길이다. 제대로 `눈물 젖은 빵`을 각오해야 한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에게서 성공만 보지 성공의 뒤는 잘 보지 않는다. 많은 청년들이 성공한 사람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금메달을 딴 사람 대부분이 혹독한 시련을 겪는다. 또 성공했다고 안일하면 어느새 새로운 도전자가 치고 올라온다. 실제로 수많은 벤처 사업가들이 한순간 실패로 신용불량자, 심지어 노숙자로 전락했다. 이런 참혹한 모습을 목격한 젊은이들은 새로운 도전과 창업의 꿈을 접어버린 지 오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뛰어들라`는 메시지는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새로운 도전과 기업가정신이 대한민국 미래 성장을 이끌 원동력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촉매제로 스타트업(Start-up)을 꼽는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창업사관학교 졸업장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창업사관학교 졸업식 날, 오석송 회장은 후배 창업자 이름을 직접 부르며 “어려웠던 만큼 반드시 성공할 거라 확신한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버티면 성공하는 것이 사업만 아니라 인생의 진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번 굳어진 선입견과 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아직도 `창조와 도전`, 그리고 `기업가정신`이 새로운 세상을 열 것이라는 사실에 반신반의(半信半疑)한다. 이런 얕은 상식과 선입견을 이제는 무너뜨려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숨죽이며 사망선고만 기다리는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을 다시 깨워야 한다. 창업사관학교 졸업생들이 꼭 성공해야 할 이유다. 대한민국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가족,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그들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주상돈 경제정책부 부국장 sdj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