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스마트시대 경쟁력 `사용자경험(UX)`-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TV의 진화는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핵심 기능은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화면이 매우 중요하다. 더욱 크고, 얇고, 선명한 화면은 TV의 가장 중요한 차별화 요소 중 하나다. 40인치대 평판 TV가 대중화되고, 55인치 OLED TV가 등장하면서 TV의 스펙 경쟁은 화질 선명도와 슬림 디자인 중심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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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TV 시장은 콘텐츠 다양화, 인터넷이라는 범용 네트워크 등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경쟁 포인트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제 TV가 단순히 잘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TV기기와 사용자가 어떻게 만나는지, 어떻게 소통하는지가 중요한 화두가 됐다. 즉,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사용자 경험(UX)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애플 아이폰이 `터치`라고 하는 직관적인 UI로 인터페이스 시대 포문을 연 이후 UI는 어떻게 진화할까. 좀 더 편리하고 좀 더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향한 UI 진화의 핵심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서로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 즉 말과 글, 행동과 표정 속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를 기기조작과 연결하는 것이 UI가 나아갈 방향이다.

지금까지 UI는 규정된 명령어에 충실한 단순 입출력 수준의 UI나 아이콘을 클릭하는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 등이었다. 이제는 이를 넘어 사용자가 TV를 이용하면서 느끼는 총체적인 경험인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을 보다 편리하고 스마트하게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말, 행동, 필기 등을 통해 기기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CES에서 선보인 국내 TV 리모컨에는 기존 `포인팅 (Pointing)` 기능 외에 `휠(Wheel)` `음성인식(Voice Recognition)` `매직 제스처(Magic Gesture)` 등 독특한 기능이 적용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면 인테페이스가 갖추어야 할 전제조건은 무엇일까. 다른 휴대폰들이 지리한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이어나가고 있을 무렵 터치 인터페이스가 등장하여 업계에 커다란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켰다.

원래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페이스는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기 전에도 오랫동안 우리 주변에 있던 기술이다. 같은 애플 사례지만 `시리` 역시 기술적으로는 음성인식과 자연어 처리, 그리고 인공지능의 결합이고, 이미 오랫동안 연구된 분야다.

TV와 IT 기기의 발전 속도는 항상 예상을 뛰어넘어 왔는데, 인터페이스 기술과 패러다임은 변화가 굉장히 더디고 어렵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결합하는 차원을 넘어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들이 쓰고 즐길 수 있는 기술이라는 것을 사용자에게 잘 전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사람과 기술을 이어주는 통찰력이 필요한 것이다.

TV 제조사는 저마다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내고자 하드웨어 스펙 경쟁, 콘텐츠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는 TV`로서 OLED TV, 3DTV 및 다양한 콘텐츠 등과 더불어 TV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즉,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고민이 앞으로의 핵심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TV 제조사는 제품 디자인과 성능 경쟁을 넘어 TV를 사용하는 사람을 관찰하고 그들의 사용경험을 어떻게 디자인 할 것인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장 사장 havis.kwon@l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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