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추진 중인 `세계에서 가장 싼` 교육용 스마트패드 보급이 암초를 만났다. 인도 정부의 지나치게 낮은 가격 책정에 제조업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판매가격 인상없이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배에 관심이 쏠렸다.
1일 인도 정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교육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스마트 교육 전략`을 발표하고, 교육용 스마트패드 `아카시2`를 제작해 오는 4월부터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카시2는 지난해 공급한 `아카시`의 후속 버전으로 기존 366㎒ CPU를 1.2㎓로 바꿨다. 용량도 355MB에서 700MB로 늘리고, 배터리 성능도 8시간으로 끌어올렸다. 안드로이드2.2 운용체계(OS)를 채택했다. 우천시 방수 기능과 충격 흡수 기능까지 보강해 첨단 IT기술의 집약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당국인 이를 아카시보다 10배 늘어난 100만대 이상을 보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가격이다. 프로세서 속도를 높이고 견고성을 갖추는 등 고기능 제원을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는 각 국의 제조업체에 생산단가를 35달러선에 맞추도록 요구한 점이다.
이 정책을 추진중인 카빌 시발 인도 인적자원개발부 장관은 “아카시2의 가격은 이전버전인 아카시보다 더 오르지 않을 것이며 수량이 100만대기 때문에 공급 가격을 충분히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카시2 제조업체인 캐나다 소재 데이터윈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부품가격이 최근 너무 올라 판매가격이 100달러가 되도 요구 제원을 맞출 수 없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인도 정부는 공기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인도 대표 국영기업인 ITI와 BHEL 역시 35달러에는 난색을 표했다. 최저가 스마트패드 제조에 참여할 의지는 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인도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고서는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인도 정부가 아카시 스마트패드 정책을 발표할 당시 태국, 이탈리아 정부들이 수입을 고려할만큼 높은 관심을 끌었다. 당시 35달러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스마트패드였다. 아카시는 인도 전역 33개 지역 대학생에게 10만대가 공급됐고, 학생들은 보조금을 받아 22달러에 구매했다.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의 이번 정책이 성공할 경우, 비슷한 환경에 있는 다른 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