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아열대 산호 군락, 동해 명태·쥐치 감소, 3월 눈폭탄, 9월 폭염`
우리나라 주변 바닷속과 날씨 상황이다. 표면수온이 섭씨 1.31도 상승하면서 제주 특산종인 자리돔이 독도 해역으로 자리를 옮기고, 오분자기는 남해안에서 채취된다. 지난해 3~4월에는 이상저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서늘한 봄`을 맞았다. 한반도 역시 지구온난화 영향을 피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세계 각국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기후 대재앙`을 막으려 한다. 지구 기온이 2도 이상 상승하면 생태계는 회복 불가능해진다. 용수철이 너무 늘어나면 제자리로 돌아 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 정부도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현물시장이 28일 개설됐다. REC 거래시장은 발전회사들이 부족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채우고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오늘은 비태양광 분야 REC가 거래된다.
하지만 발전사들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로 회귀한 일본의 예를 들며 RPS 전환이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현실적 여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고 REC 자체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화력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해도 충분한데 굳이 신재생에너지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생각을 뒤집어 보자. 최근 롯데마트가 전국 39개 지점 옥상에 태양광 모듈을 설치했다. 정부의 온실가스 규제정책에 대응하고 고객에게 친환경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알리려는 의도다. 연간 20억원에 이르는 전기료 절감은 덤이다. 올해부터 유럽연합의 영공을 오가는 모든 항공기는 톤당 2만5000원의 탄소세를 내야 한다. 인천발 파리행 국내 항공기 1회 운행에 1000만원이다. 향후 9년간 국내 항공사가 유럽연합에 지급해야 할 탄소세는 최소 2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친환경 화물기를 도입하고 아시아나가 비행기 엔진까지 세척하는 이유다. 기후변화가 경제적인 문제와 얼마나 직결돼 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새로운 제도 시행에는 고통이 따른다. FIT는 정부가 고시한 기준가격이 시장을 결정하는 구조로 안정적 사업진행이 가능하다. 반면 관련 업계가 정부 예산에만 의지하면서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활성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좋든 싫든 기후변화는 이제 우리 일상에 너무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우리가 예상하기 어려운 물폭탄·눈폭탄·폭염 등 `이변 시리즈`가 점차 그 강도를 더하고 있다.
REC 거래시장의 문이 열렸다. 이제 출발했으니 가속도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REC 거래시장이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자생력을 갖도록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넘어야 할 산도, 건너야 할 강도 많이 남아있지만 REC 거래시장이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한 알의 밀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동석 그린데일리 부장 d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