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중간성적표 내놔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이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응해 주파수 확보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현지 전문가는 1차전 승자와 패자가 나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3일 CNN머니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보고서를 인용, 주파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통사의 최근 행보 성과를 평가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버라이즌이다. 지난해 말부터 케이블업체의 유휴 주파수 대역을 사들였다. 최근 들인 금액만 36억달러에 달한다.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브라이트하우스네트웍스, 콕스커뮤니케이션 등과 계약하고 주파수를 매입했다.
AT&T는 T모바일을 인수해 주파수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퀄컴 주파수를 샀다. FCC는 승인을 내주면서 경쟁사 견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AT&T는 높은 대역폭이 필요한 모바일용 게임이나 동영상 서비스에 퀄컴 주파수를 활용할 계획이다.
스프린트는 클리어와이어에 10억달러를 주고 주파수를 일시적으로 빌렸다. 이용기간은 2년이다. 지난해 3억달러를 낸 뒤 올해 5억달러, 내년 2억달러를 추가로 내기로 했다.
MC파트너스 브라이언 크라크 파트너는 “모바일기기에서 무선 주파수를 활용하는 추세가 커질 것”이라며 “주파수 전쟁에서 승자로 분류되는 버라이즌조차도 더 많은 주파수가 필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색이 짙은 업체는 디시네트워크와 라이트스퀘어드다. 디시네트워크는 DBSD 노스아메리카 등 군소업체를 사들이며 주파수를 늘렸지만 적극적으로 인수의지를 보여왔던 AT&T가 돌연 합병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디시네트워크는 주파수를 운용할 만한 인력이나 사업부문을 갖고 있지 않아 누군가 사주지 않으면 헛돈만 낭비한 셈이 된다. 라이트스퀘어드 역시 주파수 구축에 40달러를 투자했지만 위성항법장치(GPS)와 전파 장애가 일어난다는 지적 때문에 FCC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