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 최고 일자리 `넥슨컴즈` 가보니

게임과몰입 유해성과 그 책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게임을 통해 소외계층 일자리와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곳이 화제다.

지난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CCC) 2층에 자리 잡은 넥슨커뮤니케이션즈(이하 넥슨컴즈·대표 강인수). 입구와 로비, 복도에서 마주친 장애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어디론가 향했다. 뒤틀린 몸으로 힘겹게 걷는 듯 보였고, 때로는 휠체어에 오른 사람도 있었지만 대화를 나누는 표정은 밝았다. 낯선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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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커뮤니케이션즈 직원들이 게임 상담 교육을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교육 시간입니다. 게임 유저를 상대로 상담 업무를 하려면 게임을 알아야 하고, 온라인 게임이 어떤 과정으로 서비스되는지 배워야 하니까요.”

이경준 넥슨컴즈 본부장의 설명이다.

장애인을 채용해 게임 이용에 관한 상담 업무를 수행하는 넥슨컴즈는 지난 6일 이곳 CCC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넥슨과 부산시간 협약 이후 설립 준비에 착수한 지 3개월 만이다. 현재 장애인 24명을 포함 총 30명이 일한다.

직원 대부분은 2급 이상 중증 장애인이다. 제일 나이 어린 직원이 23살이고 38살의 신입 직원(?)도 있다.

이 본부장은 “신체 조건이나 나이에 상관없이 일에 대한 열정만을 보고 뽑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사무실 곳곳에 장애인 직원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눈에 띈다. 모든 문은 버튼식 자동문이다. 외부로 출입이 불편한 점을 고려해 한편에 아담한 식당이 마련돼 있다. 체력단련실, 휴게실 등을 갖췄고, 사무실내 이동 통로의 간격도 일반 사무실의 두 배 정도다.

공용 화장실이 층마다 있다. 장애인 화장실 또한 1층에 있지만 넥슨컴즈 측은 직원 복지 차원에서 1억원 이상을 투입해 2층 사무실내에 장애인 화장실을 별도로 마련했다. 이곳 급여는 비장애인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제주 소재 넥슨네트워크와 동일하다.

교육 중인 강당으로 들어서자 직원들의 훈훈한 교육 열기와 미소가 어우러져 지켜보는 이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취업 소감을 묻자 나은혜(32)씨는 “화장실 보셨어요. 이런 화장실 갖춘 곳은 어디에도 없어요. 중증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최고예요”라 말했다. 신동지씨(31)는 “입사하기 전까지 게임을 잘 몰랐는데 배울수록 재미있다”며 “편견 없이 뽑고, 교육시키고,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약 3개월 동안 교육과 실습 차원의 상담업무를 진행해 온 이들은 3월부터 온라인으로 게임유저를 응대하는 웹서비스 지원 업무에 투입된다.

넥슨컴즈는 올 해말까지 최대 100여명까지 장애인 직원을 채용, 온라인 상담 뿐 아니라 버그 탐색 등 게임 테스트로 업무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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