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이 기로에 섰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주가가 약세다.
반면 미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블리자드와 그리(GREE)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일 3국을 대표하는 게임 회사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먹구름이 드리웠고 미국과 일본은 게임 유형별 차이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맑은 기상도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잇따른 규제정책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장기적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성적이 글로벌 게임시장의 패권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신작 출시가 없고 4분기 `리니지` 아이템 판매가 줄어들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6089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 당기순이익 1198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전년대비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을 상반기 상용화해 턴어라운드 기회를 삼을 계획이다. 주요 타이틀인 `리니지`와 `리니지2` 역시 콘텐츠를 정비해 중국에서 상반기 재론칭할 예정이다.
나성찬 엔씨소프트 본부장은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5~30%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25%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블레이드앤소울의 경우 아이온 수준의 매출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넥슨은 국내보다는 중국 사업 호조로 실적상승세를 기록했다. 메이플스토리 해킹 및 잇따른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5300억원을 벌어들인 `던전앤파이터`의 선전이 힘이 됐다. 넥슨의 매출액은 총 1조2629억원, 영업이익은 5505억원에 이른다.
미국을 대표하는 액티비전블리자드는 수익은 다소 둔화됐지만 매출 상승세는 이어갔다.
블리자드는 지난해 총 47억5500만달러를 거둬들이며 전년대비 6% 상승한 실적을 내놨다. 주력 타이틀인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3`의 폭발적 판매 성적에 디지털 다운로드 등 온라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이뤄졌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대표가 밝힌 2011년 영업이익은 5억 달러(한화 7000억원)로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블리자드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확장팩 `월드오브워크래프트:판다리아의 안개`의 출시에 박차를 가하면서 기대작 `디아블로3`를 2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의 그리는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이 기대된다. 닌텐도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체념을 구기고 있지만 한국 보다 오픈마켓에 일찍 진출한 그리는 시장선점효과를 거두며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회사가 됐다.
오는 6월 회계법인인 그리의 2011년∼2012년 예상 매출액은 1700억엔(약 2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900억엔(약 1조3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수치는 전년 대비 매출은 250%, 영업이익은 300% 급증한 금액이다.
김명희기자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