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전방위적이다. 문화부, 여성가족부, 교육과학부에 이어 대통령까지 거들고 나섰다. 게임 산업 공해론이다.
게임은 이미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각각 선택적 셧다운제, 강제적 셧다운제를 도입해 이중규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교육과학부는 쿨링오프제를 천명한데 이어 여러 부작용이 우려돼 사실상 폐기처분됐던 게임 부담금 제도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3중, 4중 규제인 셈이다. 미디어도 나섰다. 한 신문사는 지난주 게임의 부작용과 문제점을 비판하는 기획물을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이에 대한 화답이었을까. MB는 지난주 게임을 공해 산업으로 치부했다.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의도는 읽혔지만 작심한 듯한 발언이었다.
파장이 만만치 않다. 2년 전 미디어들은 `닌텐도게임기 우리는 왜 못 만드느냐`던 MB의 지적을 대서특필한 바 있다. 불과 2년 만에 왜 이렇게 바뀐 것일까.
이런 판단 근거로 제시한 사례는 사실 극단적인 것이 대부분이다. 게임도 국내에서 발매 금지된 해외게임이거나 국내 게임이라 하더라도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은 게임이 대다수다.
배경이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학교 폭력의 주요 원인이 게임이라는 식의 분석과 판정에 수긍할 수 없다. 게임과 학교 폭력의 상관관계는 증명된 적이 없다. 한 때는 영화가, 만화가, 또 어떤 때는 애니메이션이, 무협지가 원흉이 됐다.
학교 교육 실패를 게임산업 전체로 돌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질풍노도기의 학교 폭력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게임이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가정과 사회의 문제일 수 있다.
게임 중독의 결과가 청소년 폭력으로 나타난 게 아니라 청소년 문제의 결과가 게임 중독으로 나타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게임이 어떤 산업인가. 게임은 수출로만 2조원이 넘는 미래 주요 전략 콘텐츠 산업이다. 특히 우리가 앞서나가기 시작한 온라인 게임은 이제야 겨우 일본과 경쟁할 수준에 도달한 성장산업이다.
기억하는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산업으로 막 뜨기 시작할 즈음 폭력성, 저질성 시비에 휘말리면서 정부와 언론의 제물이 된 게 엊그제의 일이다. 당시에도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다 망쳐놓을 것이라는 비판에 직면, 사양화의 길을 걸었다. 반면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은 세계의 콘텐츠 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순서가 뒤바뀌었음이 분명하다. 같은 날 일본은 새로운 게임업계의 강자 그리(GREE)의 왕좌 등극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소니·닌텐도의 추락에 대한 반작용일까. 그런데도 지원책이 논의된다. 일본의 게임에 대한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게임산업은 지금 중요한 전환기에 직면했다. 일본이 주도하던 게임기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온라인 게임 시장으로, 이제는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모바일 게임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일본이 모바일 게임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를 제대로 직시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교육정책의 희생양으로 콘텐츠산업 보고인 게임을 지목하고 논란을 벌이는 동안 또다른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보다 면밀하게 되새겨볼 일이다.
게임의 부작용 자체를 부인하자는 게 아니다. 지금처럼 배경이 의심되는 여론몰이와 이에 편승하는 사회적 흐름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MB의 게임산업 공해론과 정부의 3,4중 규제는 나가도 너무 나갔다. 박승정 통신방송산업부 부국장 sj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