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79> 재미있는 인터넷 속어 `왱알앵알` 유래는?

 새의 울음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김성모 화백의 만화 ‘걸푸’에 등장하는 새가 주인공의 어깨에 앉아 ‘왱알앵알’이라고 지저귀자 주인공이 깜짝 놀라며 ‘뭐야?’라고 묻는 장면에서 유래했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던 ‘짹짹’이니 ‘구구구구’니 하는 진부한 새 울음 소리를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우리에게 ‘새 소리를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라는 인식적 충격을 던져 주었다. ‘왱알앵알’을 비롯한 김성모 화백의 명언과 명대사를 소재로 닥터고딕이란 네티즌이 만든 플래시 영상이 인기를 끌면서 ‘왱알앵알’이란 표현이 더욱 널리 퍼지게 됐다.

 만화에서 ‘왱알앵알’이라고 지저귄 정체불명의 새는 김성모의 작품을 관류하는 주제인 ‘근성’(본지 2011년 8월 4일자 22면 참조)에서 이름을 따 ‘근성조’라고 불린다.

 본래 만화에선 새는 ‘왱알앵알’이라고 울면 주인은 새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히 이해한다. 하지만 최근 쓰임새가 늘면서 알아듣지 못할 말, 들을 필요가 없는 말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주로 듣는 사람을 번거롭게 만드는 불평이나 핑계, 쓸데없는 소리 등을 나타내는 말이란 뉘앙스로 쓰인다. 별것 아닌 일로 끊임없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을 ‘왱알앵알댄다’ 혹은 ‘왱알앵알거린다’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하는 이야기라도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는 사람의 귀에는 ‘왱알앵알’로 들릴 수 있다. 사실 자신에게 중요하지 않은 말은 대부분 ‘왱알앵알’로 들릴 뿐이다. 쏟아지는 정보를 적절히 통제해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자연스런 과정이긴 하지만, 때로 가족·친구 등 소중한 사람의 고민마저 ‘왱알앵알’로 들었다 후회하기도 한다.

 ‘왱알왱알’이나 ‘앵알앵알’이 아니라 ‘왱알앵알’이 정확한 표현이다. 혼돈하기 쉬우니 주의하자.

 

 * 생활 속 한마디

 A: 그렇게 주변에 회사에 대한 불평만 늘어놓지 말고 당당하게 회장님께 건의해 봐.

 B: 회장님 귀에는 그저 왱알앵알로 들릴 거예요.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