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폐수 처리시설에서 시작했지만, 공정장비에서 항공기엔진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김승우 뉴로스 사장은 내달 15일 상장을 앞두고 글로벌 공압기 전문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뉴로스는 2000년 삼성테크윈에서 엔진사업을 담당하던 김 대표가 첨단 제품인 터보기기를 다양한 산업에 적용시킨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출발했다.
사업 초기에는 정부개발 과제에 매진했다. 무선조종 전동식 비행완구, 고효율 초음속 압축단, 초전도 극저온 냉동기 개발 등 다양한 분야로 실력을 검증 받았다.
기회는 오폐수 처리시설에서 찾아왔다. 미생물을 번식해서 오폐수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공기를 압축해 이를 처리장 안으로 끌어와야 했다. 뉴로스는 항공기 엔진 제작 기술을 활용해 공기를 압축하고 끌어오는 블로워를 개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터보엔진 블로워는 기존 제품인 루츠블로워 대비 제작 비용은 많았지만 효율이 좋아 전력소비도 낮고 유지비가 저렴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국내는 물론 북미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도 러브콜이 왔고 매출이 급증했다. 최근에는 국내 전체 수처리 블로워 시장에서 20% 가량을 뉴로스 제품이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매출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2007년 100억원대를 돌파한데 이어 매년 3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 지난해에는 360억원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오폐수 처리 분야 성공에 대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블로워는 365일 가동돼야하는 특성 때문에 무엇보다 제품 신뢰성이 중요하고 모터, 전자제어기술, 유체역할 기술 등 산업공학 분야 전문가들이 일궈낸 작품이라는 것.
그는 “스웨덴 공기압축설비 업체인 아틀라스 코프코가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니게 된 것도 기술에 기반한 것”이라며 “뉴로스 역시 터보엔진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공기압축기 시장의 선진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아틀라스 코프코는 138년 역사를 가진 공기압축기 설계 기업으로 매출이 10조원에 달한다. 임직원도 3만명이 넘는다. 공기 압축기 시장이 그만큼 크고 넓음을 방증한다.
상장 이후에도 전력 탈황화 장비, 항공기 엔진 사업 등에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공모자금 50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을 기술개발에 쏟는다. 현재 수행 중인 항공기엔진 개발과 전력 설비 시장 진출 등 미래에 대비한 포석이다.
김 사장은 “에너지 개발, 항공기 제작 등 터보 엔진 기술을 적용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며 “미래에 대비한 R&D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